유난히 짧은 뉴욕의 가을 바람이 불면서 벌써 눈앞에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사람들이 움추러들고 여행자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러나 4계절이 뚜렷한 뉴요커들에게는 겨울이 되면 또 다른 즐길 거리가 생긴다. 1박 2일 혹은 당일로 다녀 올만한 뉴욕 일원의 인기 있는 관광지는 어디일까? 가깝게는 베어마운틴의 산장에서 1박 하면서 스케이트를 타고, 남는 시간에 육군 사관학교를 구경하거나 세계 최대의 아웃렛 몰인 우드버리에 들려서 두꺼운 외투를 사는 것도 겨울의 정취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편도 운전이 2시간 이내이면 외지에서 자기보다는 늦게라도 집에 돌아와서 편하게 자는 편이 나은 것 같다. 1박2일의 여행이면 편도에 3~5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 적당한 것 같다. 물론 볼 것이 많은 곳이나 야간에 즐길 거리가 있다면 1박 2일의 일정이 추천된다. 뉴욕 주변의 도로들은 폭설이 아니라면 운전에는 큰 지장이 없다. 올 겨울 뉴요커들에게 추천하는 여행지는 아래와 같다.
1. 사라토가 온천
뉴욕에서 4시간거리에 위치한 사라토가 온천지에서는 대단한 겨울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두 개의 주립 온천인 링컨 베스와 루즈벨트 베스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그리 바쁜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전에도 예약이 가능하다. 한국같이 가족탕이 아니라 남여가 각기 다른 곳으로 한 명씩 온천에 들어가는 식이기 때문에 부인들이 온천을 하는 동안에 남자들은 5분 거리의 다운타운에서 볼링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수많은 화랑에서 그림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사라토가 시내는 대단히 고급스럽고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으며 많은 레스토랑과 특색있는 갤러리들이 문을 열고 있다.독립전쟁의 전장으로 아이들에게는 미국 역사 교육의 장이 된다. 남는 시간에 30분 거리의 레익조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2. 레익 프랙시드
두 번이나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인 레익 프랙시드도 역시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알바니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30분 떨어진 아파라치안 산맥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시내는 겨울 스포츠의 메카답게 빙상장과 스키장, 그리고 아름다운 점포들이 어울려 있다.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걷는 맛도 색다르고, 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다. 차를 몰고 화이트페이스 마운틴 정상에 올라가 보는 것도 색다르다. (그러나 8천피트 고지이기 때문에 대단히 춥고, 눈이 많이 오면 길이 닫히는 수도 있다.) 길거리 레스토랑의 드럼통바베큐 음식점의 통돼지 바베큐는 뉴욕 근교에서는 맛보기 힘든 색다른 시골의 맛을 느낄 수 있다.
3. 나이아가라 폭포
뉴욕에서 운전 거리가 8~10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1박2일이 약간 무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해가 있는 동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러나 밍밍한 고속도로 대신 17번 산길을 따라 간다면 대단히 아름다운 산경치와 눈꽃을 볼 수 있다. 또한 겨울 나이아가라는 물의 양을 줄이는 대신 폭포 주변에 폭포물이 얼어붙은 얼음꽃이 핀다. 여름에는 볼 수 없는 대단히 아릅다운 경치다. 이 시즌에는 관광객도 별로 없고 주차도 쉽다. 배를 타고 폭포밑에 가볼 수는 없지만, 아무도 없는 폭포를 혼자 차지하고 앉아 생각에 잠기는 것은 대단히 철학적인 상념에 빠지게 한다. 돌아오는 길에 토론토와 천섬에 들리면 하루가 더 필요하다.
4. 보스톤 대학 탐방
중고생이 있는 집이라면 예일대학, 브라운대학 (그리고 로드아일랜드 미술학교),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을 둘러보는 대학 탐방 코스도 훌륭한 1박 2일 코스이다. 바닷길을 따라 천천히 구경을 하면서 올라가면서 예일대학과 브라운대학을 둘러보고, 보스톤에서 1박을 하면서 보스턴 중심가의 첼시마켓과 코플리 플레이스에서 저녁을 보내거나 근교의 플리모스에 들려보는 것도 힘들지 않게 하루를 즐기는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 하버드 대학 교정을 걸어보고, 하버드 미술관을 돌아본다면 인파를 피할 수도 있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웨스트포인트의 육군사관학교에 들리던가 (2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뉴욕 시내의 콜럼비아 대학에 들려보고 브로드웨이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좋은 일정이다.
5. 미스틱 코네티컷
보스톤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미스틱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어촌이다. 뉴욕에서 2시간 반 정도 걸리기 때문에 꼭 1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주변 1시간 거리에 2개의 카지노와 2개의 대형 아웃렛 몰, 그리고 유명한 대부호들의 별장인 뉴포트 맨션이 있기 때문에 모텔에 짐을 풀고 돌아다니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이른 아침의 미스틱의 분위기는 로맨틱하면서도 왠지 고고한 분위기다. 안개가 자욱히 낀 이른 아침에 돌아본다면 그 느낌을 맛볼수 있다. 또한 해산물 음식이 대단히 훌륭하기 때문에, 뉴잉글랜드 크램차우더와 함께 랍스터요리와 갖 구운 비스켓을 즐기는 맛도 색다르다.
6. 포코노와 캣츠킬의 스키장
겨울 스포츠의 꽃은 역시 스키다. 뉴욕 일원에는 많은 스키장이 있지만, 규모나 시설의 면에서 본다면 펜실베니아의 포코노와 업스테이트 뉴욕의 캣츠킬의 스키장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양쪽 모두 뉴욕에서 2~3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구테여 1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야간스키를 즐길려면 1박을 하는 것이 좋다. 밤이기 때문에 더 하얀눈과 형광색 조명아래서 즐기는 야간스키는 절대 추천사항이다. (어차피 요금도 똑같다.) 하루는 밤 늦게까지 스키를 충분히 즐기고, 다음날은 늦잠을 자고 얼어붙은 폭포를 보고 아웃렛 몰에 들려 쇼핑을 하는 것도 대단히 즐거운 겨울 즐기기 1박 2일 방법이다.
이외에도 게티스버그나 아니폴리스를 졸아보는 워싱턴 인근 등도 가 볼만한 값어치가 있는 곳들이다. 그러나 1박이 부담스럽다면 센추럴 팍에서 스케이트 타기나 크리스마스 장식이 화려한 시장에서 맥주 마시기, 기차를 타고 미국의 동쪽 끝인 몽탁 바닷가 다녀오기 등도 낭만적으로 하루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추위를 이기겠다는 적극적인 마음과 함께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올 겨울에는 모든 뉴요커들이 이불을 떨쳐버리고 겨울 즐기기에 나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