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의 완성은 아메리칸 V8 머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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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남자이자 자동차 마니아로서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아메리칸 V8 머슬카를 가져보는 것. 넉넉한 배기량을 바탕으로 거친 토크와 미끄러지듯 흘러나가는 뒷바퀴의 비명. 유리창 넘어 들어오는 타이어 타는 냄새를 향수 삼아 도로를 질주하다보면 어느새 당신은 마초이자 상남자. 그러나 미국 자동차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어떤 머슬카를 골라야 할지 쉽지 않은 고민. 포멀한 셔츠를 벗고 반항아적인 일탈을 꿈꾼다면 여기 당신에게 어울리는 머슬카를 골라보시라.

아마 머슬카의 종류는 잘 몰라도 쉐보레 카마로를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영화 <트렌스포머>의 범블비로 명성을 떨친 이후 카마로의 인기는 여전하다. 카마로는 1967년 1세대 모델이 공개됐다. 이후 약 2년간 판매가 이뤄졌다. 초대 모델은 GM의 F보디 플랫폼 위에 2+2 시트 쿠페와 컨버터블 모델로 태어났다. 1970년대 등장한 2세대 모델은 영화 트렌스포머에서 봤던 그 자동차다. 이후로 80년대와 90년대 후반을 거치면서 3세대와 4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특별히 3세대 모델 중 IROC-Z(International Race of Champions을 뜻함)라는 이름이 붙은 스페셜 버전은 지금도 머슬카 마니아들에게 손꼽히는 명품으로 통한다. 4세대 모델은 사실상 올드스쿨 카마로의 마지막 모델로 볼 수 있다. 이후로 8년간 GM은 카마로의 이름을 명단에서 지웠다.

카마로가 다시 부활한 것은 2010년. 5세대 모델을 통해서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트렌스포머>를 통해 화려한 데뷔를 했다. 디자인 테마는 1세대 카마로에서 영감을 얻었고, 과거의 영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델로 인정받는다. 5세대 카마로부터 사실상 신세대 카마로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제타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진 카마로는 미국의 전형적인 머슬카의 구조를 탈피하고 서스펜션 세팅과 주행 감각을 유러피안 스포츠카처럼 만졌다. 그래서 데뷔 당시 마초적인 마니아들은 이 차를 머슬카가 아니라며 멀리할 정도. 하지만 머슬카에 향수가 없는 이들도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5세대는 자리잡았다. V8 기통 SS 모델은 6.2리터 LS3 V8 엔진을 달았고, 카마로의 가장 강력한 상징인 ZL1 모델의 경우 6.2리터 엔진에 수퍼차저를 달아 약 580마력의 괴력을 만들어냈다.

6세대 카마로 SS. Photo=GM Media

지금 우리가 새차 딜러샵에 가서 살 수 있는 모델이 바로 6세대 카마로. GM의 최신 퍼포먼스 기술을 통해 머슬카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6세대 카마로는 더 이상 미국만을 대표하는 퍼포먼스 모델이 아니라는 점. 이 차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최고속도 198마일, 랩타임 7분29.6초(ZL1 모델)를 기록하기도. 6세대 카마로는 설계부터 퍼포먼스에 많은 중심을 뒀다.

6세대 신형 카마로의 실내. Photo=GM Media

카마로에 적용된 GM의 새로운 알파 플랫폼은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약 200파운드를 덜어낸 것이 특징. 여기에 신형 콜벳에 적용된 LT1 V8 6.2리터 엔진을 SS 모델에 올렸다. 변속기는 6단 수동과 8단 자동을 고를 수 있다. SS에는 듀얼 모드 배기 사운드를 즐길 수 있고 트렉 주행을 위한 디퍼렌셜 및 트렌스미션 쿨러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SS 모델에는 GM 서스펜션의 자랑인 마그네틱 라이드 콘트롤(MRC)이 달려나온다. 캐딜락의 V급 퍼포먼스 모델에만 선보였던 이 기술은 1초에 수백번 도로 조건을 감지해 댐퍼 내 자성체가 진동을 흡수하고 자세를 잡아주는 기술. 일반적인 댐퍼보다 반응 속도가 빨라 코너 공략에 이롭다. SS에 적용된 LT1 엔진은 455마력을 내며 시속 0부터 60마일 가속 약 4초대를 공략한다.

미국 만의 상징이 아닌, 글로벌 기준 스포츠카로 손색이 없는 카마로. Photo=GM media

머슬카를 타는 이유 중 하나가 직접 손으로 고치고 튜닝하는 것인데, 6세대 카마로 SS의 경우는 사실 손을 댈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 타고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는 것만으로 머슬카가 주는 모든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차. 신형 카마로 SS는 쿠페와 컨버터블을 고를 수 있고, SS 기본은 $26,900부터 시작, 여기에는 20인치 휠과 브램보 디스크 브레이크 등이 달려나온다.

우리가 흔히 머슬카라고 생각할 때 떠 올릴 수 있는 모델이 바로 포드 머스탱이 아닐까 싶다. 가장 많은 핫로드 마니아들이 존재하고 지금도 오래된 머스탱은 보존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는다. 1세대 머스탱은 1964년 8월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2 시트 구성의 쿠페 스타일로 같은해 9월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드핑거>에 본드카로 등장해 화제를 낳기도. 이후 1973년까지 머스탱은 다양한 형태의 보디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컨버터블, 하드탑과 함께 지금도 유명한 보스 302, 429와 같은 퍼포먼스 패키지도 이 당시 공개됐다. 머스탱 최초 프로젝트명인 T5를 담당했던 리 라코카가 1970년 포드 사장에 부임한 후로 그는 조금 더 작고 효율적인 머스탱을 생각했다. 오일파동 이후 모습을 드러낸 머스탱 2세대는 8기통을 고수하지 않고 2.3리터 4기통과 V6 엔진을 얹기도. 머스탱 역시 카마로와 마찮가지로 3세대와 4세대 모델을 거치면서 과거의 영광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스포츠카의 길을 걷는다. 원형 타입의 헤드램프를 버리고 ‘네개의 눈’이라고 불리는 모양의 헤드램프를 갖췄다. 당시 카마로와 비슷한 모습을 지니기도. 3세대는 다양한 트림과 엔진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별히 1983년도에는 터보가 달린 머스탱이 선보이기도. 그러나 2차 오일파동으로 인해 V8 엔진이 라인업에서 사라졌었고 3세대는 오직 80년과 81년 모델에서만 제공됐다. 아직도 도로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4세대 모델은 1994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개선된 폭스 플랫폼 위에 당시 포드가 새롭게 선보인 엣지 스타일의 디자인 테마가 적용됐다. V6가 기본, 후기형 GT 모델에는 260마력 4.6리터 V8 엔진을 올렸다. 그냥 일반 스포츠카 같이 보였던 머스탱, 그러나 1세대와 같은 디자인 테마를 지닌 새로운 머스탱이 탄생한다.

5세대 머스탱은 2004년 북미오토쇼를 통해 코드네임 S197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새로운 포드의 뒷바퀴굴림 플랫폼인 D2C를 바탕으로 GT 모델에는 가변밸브타이밍(VCT)를 더한 새로운 4.6리터 V8 엔진을 얹었다.  5세대 모델은 2010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프런트와 리어를 조금 더 세련되게 다듬었고 엔진 구성도 변화를 줬다. 2012년형에는 오랫동안 머스탱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췄던 보스 302 버전(444마력)이 등장했다. 머스탱의 오랜 튜닝 파트너인 케롤 쉘비의 GT500도 5세대부터 본격적인 파워 경쟁에 돌입한다.

전통과 현재의 조화. 포드 머스탱을 타는 이유. Photo=Ford media
클래식 하면서도 첨단 기능이 요약된 머스탱의 운전석. Photo=Ford media
머스탱 GT를 타고 PCH를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Photo=Ford media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6세대 머스탱이 지난 2015년 모습을 드러낸다. 이 차는 쉐보레 카마로는 물론 닷지 챌린저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머슬카가 가져야할 전통적 요소를 살리면서도 유러피안 스포츠카와 겨루어도 손색이 없는 기본기를 갖췄다. 5세대보다 1.5인치 넓고, 1.4인치가 낮아진 보디는 진정한 머슬카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엔진 구성 역시 2.3리터 에코부스터 터보 엔진을 통해 일본제 터보 스포츠카에 익숙한 아시아권 젊은층의 진입 장벽도 낮췄다. GT 모델의 5.0리터 V8 엔진은 435마력을 내며 게트락제 6단 수동 또는 자동기어를 고를 수 있다. 6세대 머스탱 GT는 기본 가격 $34,095부터 시작, GT 프리미엄 모델은 $37,195. 여기에 GT 퍼포먼스 패키지($2,995)를 달면 19인치 휠과 브렘보 6피스톤 브레이크 시스템, 대용량 라디에이터, 튜닝 서스펜션 등이 달려나온다. 머슬카의 아련한 향수를 즐기면서도 최신 스타일과 성능을 동시에 누릴려면 머스탱을 만나보시라.

마초적 기질을 지닌 남자를 흔히 상남자라고 한다. 거칠고 터프하고 남자다운 모습 외에는 이 단어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닷지 챌린저는 바로 그런 상남자들의 로망이자 대변인. 머슬카들이 유연해지고 부드러운 외관으로 달려갈 때, 챌린저는 여전히 70년대 향수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첫번째 챌린저라는 이름은 1959년 닷지 실버 챌린저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오직 실버 컬러만 적용된 이유로 그런 이름이 붙었다. 1970년 2세대 모델부터 본격적인 챌린저의 시대가 열린다. 챌린저는 1970년대의 젊고 부유한 청년들을 주 타킷으로 삼았다. 그래서 당시 럭셔리 쿱인 머큐리 쿠거 또는 폰티액 파이어버드를 주 경쟁대상으로 봤다. 고성능 모델 R/T(Road / Track)에는 6.28리터 매그넘 V8을 얹었는데 당시 부려 335마력을 내기도 했다.

1970년 챌린저 T/A(Trans Am) 모델은 카마로 Z28과 머스탱 보스 302를 대항해 태어났다. 미국 머슬카 역사의 암흑기는 대체로 1970년대 후반부터 90년 후반까지로 본다. 오일파동과 일본제 스포츠카의 상륙, 세대의 변화 등으로 판매가 급감했으며, 자동차 회사들 역시 머슬카도 시대에 변해야 한다며 지극히 평범한 차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챌린저 역시 1978년 등장한 3세대 모델은 정체성이 불분명한 것으로 통한다. 미쯔비시 갤랑 람다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일본에서 직수입했다. 사실상 이름만 챌린저일뿐 이전 세대와 어떤 연관도 없는 모델이었고, 인기를 얻지 못해 결국 1983년에 단종됐다.

챌린저 영광의 태동은 지난 2008년에 공개된 4세대 모델부터. 당시 클라이슬러는 다임러와 합작해 차를 만들었는데 이 때 벤츠 W220 S클래스와 W211 새섀의 장점을 뽑아 만든 풀 사이즈 세단용 LX 플랫폼을 만들어냈고, 이것의 짧은 버전으로 LC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4세대 챌린저는 바로 이 뼈대 위에 만들어졌기에 어찌보면 벤츠 기술이 가미된 하체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시카도 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4세대 모델은 마치 2세대 챌린저를 타임머신을 통해 현재로 가져온듯한 느낌을 주었다. 카마로와 머스탱 5세대들이 만들어냈던 그런 레트로의 느낌. 2009년 당시에 V8 엔진 버전은 5.7리터 V8 R/T헤미(HEMI)와 6.1리터 V8 헤미SRT8이 등장했다.

상남자의 로망. 닷지 챌린저. Photo=FCA media
머슬카 중 AWD를 고를 수 있는 닷지 챌린저. Photo=FCA media
2018년형 챌린저의 인테리어. 주행을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Photo=FCA media

2010년에는 그룹 내 애프터마켓 사업부 MOPAR의 튜닝 부분을 보강해 모파 챌린저 R/T모델을 선보이기도. 4세대 닷지 챌린저는 올뉴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고 2015년형 모델부터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램프의 디자인을 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R/T 모델과 SRT보다 더 강력한 SRT392, 6.2.리터 SRT 핼켓 모델(707마력)을 선보이면서 수퍼카 파워에 도전하는 머슬카 시대를 열었다. 챌린저는 2017년형 모델로 넘어오면서 머슬카 최초로 AWD 시스템을 달기도. 2017년형 닷지 챌린저 R/T는 $32,995부터 시작, 5.7리터 V8 헤미 엔진에 20인치 휠을 달았다. 6단 수동을 기본, 8단 자동기어를 고를 수 있고 수퍼트랙패키지를 달면 엔진 퍼포먼스와 G포스 등을 디지털 게이지로 볼 수 있으며 보디컬러 스포일러, 퍼포먼스 서스펜션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닷지 챌린저는 영화 <분노의질주>에서 빈 디젤의 애마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생긴 상남자가 타야 또 제맛이 아닐까 싶은 머슬카다.

상남자 아메리칸 머슬카 vs. 21세기형 감성카. 어떤걸 택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