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의 효율과 자동의 편리함을 즐기려면 듀얼클러치 모델을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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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로셔를 읽다보면 몇몇 이해가 힘든 용어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최근 많이 등장하는 DCT라는 변속기가 아닐까 싶다. 실제 차를 구매하러 간 지인의 추억에 따르면 영업사원에게 DCT가 뭐냐고 물었더니 ‘수동만큼 빠른 자동변속기’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용어의 뜻과 기능을 알고 나면 차를 고르는데 있어서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듀얼클러치의 대중화를 이끈 폭스바겐 DSG 변속기. Photo=volkswagen media

DCT는 자동차 브랜드마다 부르는 명칭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듀얼 클러치 트렌스미션’을 뜻한다. 말이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쉽게 생각해서 홀수단과 짝수단을 이루는 두 개의 수동변속기가 자동변속기처럼 조작할 수 있는 하나의 틀 안에 있다고 보면 좋겠다. 그럼 왜 이 같은 구조의 변속기를 만들었을까? 자동차회사들에게 있어서 출력과 연비는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숙명 중 하나. 이를 위해 엔진과 연료 등에 대한 많은 노력이 있어왔고 DCT 변속기 역시 그런 맥락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자동차에 있어서 수동변속기는 가장 교과서적인 동력 연결 장치. 그러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조작의 불편함은 수동변속기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만들어 놓았고, 사실상 존재 가치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불편함을 대체하고자 만든 자동변속기는 지금은 너무나 보편적인 시스템이 됐지만, 수동변속기 대비 동력손실의 문제가 있고 무게도 늘어나 연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근본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서 수동변속기의 이점과 자동변속기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듀얼클러치는 엔진힘이 바퀴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사람에 의한 수동적 기어변경이 생략된 것이라 이해하면 좋다. 요즘 중소형 세그먼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7단 듀얼클러치의 예를 들어보자. 1, 3, 5, 7단을 이루는 축과 2, 4, 6단을 이루는 축이 물려있어, 1단으로 출발할 때 곧바로 2단이 준비중에 있다. 3단일 경우 2단과 4단이 물려있다. 수동변속기라면 동력을 끊어서 연결해야 하지만, 듀얼클러치는 동력이 걸려있는 특정 단수에서 기어 셀럭터를 통해 명령된 기어로 클러치를 걸어준다. 그래서 사람이 조작하는 것보다 변속 타이밍도 빠르고 동력 손실도 적다. 게다가 자동기어처럼 작동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DCT 7단 듀얼클러치 미션. Photo=Hyundai media

그런데 한정된 공간 안에 클러치가 두개나 있으면 무리가 가지 않을까? 이 때문에 건식(Dry)과 습식(Wet) 클러치가 존재한다. 자동차 브로셔 중 비교적 자세하게 표기가 되어있는 경우 어떤 방식의 듀얼클러치를 사용하는지가 나타나있다.  결론부터 내자면 클러치 부분이 말라있느냐 아니면 오일에 젖어있느냐에 따라 건식과 습식이라 부른다. 건식 듀얼클러치는 유압으로 작동되지 않기에 유압을 공급해줘야 하는 펌프나 배관 등이 필요가 없어 제작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다.

7단 DCT를 단 현대 엘란트라 GT 스포츠. Photo=hyundai media

하지만 공기로만 클러치를 냉각시켜야 하기 때문에 내열성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비교적 토크가 소형차 수준의 배기량인 경우 주로 사용된다. 반면 습식은 클러치가 오일에 젖어 있기 때문에 냉각에 유리하다. 따라서 토크가 강력한 스포츠카나 대배기량 엔진에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오일 펌프가 있어야 하고 이 펌프는 엔진 출력의 일부를 이용해 작동시킨다. 여기에 오일의 냉각을 위한 쿨러도 있어야 하니 여러모로 출력 손실과 함께 연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듀얼클러치의 대중화를 이끈 폭스바겐의 경우 DSG라고 불리는 미션을 1.6리터 엔진에는 건식, 2.0리터 엔진에는 습식을 사용한다. 어떤 것이 좋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고 차량의 힘과 용도 등에 따라 살펴봐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들이 이해가 잘 가지 않더라도, 중요한 것은 듀얼클러치는 수동변속기만큼 빠른 변속을 자동변속기의 편리함으로 즐길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장치라는 것. 게다가 연비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익한 기술. 듀얼클러치가 달린 자동차의 경우 패들 시프트 등을 통해 수동 조작을 하면 또 다른 운전의 재미가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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