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서 ‘오픈카’라고 하지마. 뚜껑 열리는 차를 부르는 호칭의 비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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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열리는 형태의 자동차를 보통은 ‘컨버터블’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유럽에 가보면 ‘카브리올레’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한다. 종류나 형태에 따라서 ‘로드스터’나 ‘타르가톱’이라고 하기도 하며, ‘캔버스톱’이라는 표현도 있다. 다 통틀어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오픈카’라고 부르면 좋겠지만, 미국 렌트카 회사 카운터에서 ‘오픈카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아마…, 이 ‘오픈카’라는 표현은 사실 일본에서 건너와 한국에서 통용된 표현이니 가능하면 미국 현지에 맞는 표현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똑같이 지붕이 열리는 자동차, 왜 이렇게 부르는 이름이 많은 걸까?

1960년대 미국차 전성기 때는 컨버터블이 인기였다.

먼저 ‘컨버터블(Convertible)’ 이라는 호칭은 가장 보편적으로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차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1910년, 캐딜락이 최초로 지붕이 닫힌 자동차를 만들었고 이후로 1960년대에  컨버터블이 아닌 차가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제한을 받자, 제조사가 기피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기도. 당시 사람들은 자동차의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보면서 마치 변신하는 로봇같이 느꼈을지도. ‘Convert’라는 단어를 되새겨 보면 어떤 느낌으로 이 호칭을 사용했는지 짐작이 간다.

소프트톱을 달고 있는 아우디 A5 카브리올레. Photo=Audinews

컨버터블은 지붕에 해당하는 ‘톱(TOP)’ 재질에 따라 소프트톱 또는 하드톱으로 나뉜다. ‘소프트’는 직물 또는 고무 재질로 만들어진 톱을 의미한다. 대부분 컨버터블의 톱 재질은 소프트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본래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리가 용이한 하드톱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드’라는 이름이 붙은 톱은 말 그대로 단단한 재질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과거엔 강철 등을 주로 썼지만 최근엔 무게를 덜기 위한 알루미늄이 주로 사용된다. 세계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은 프랑스 푸조의 이클립스 401로 기록된다. 소프트톱은 오염 등 사후 관리의 문제점이, 하드톱은 무게 때문에 차체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고장날 경우 큰 돈이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는 호칭인 ‘카브리올레(Cabriolet)’ 또는 ‘카브리오(Cabrio)’ 역시 지붕이 열리는 자동차를 뜻한다.  본래 이 뜻은 프랑스어로 2륜 마차를 의미한다. 마차라는 의미에서 보듯 일반적으로 넉넉한 시트 갯수와 공간을 갖춘 차들 중 지붕이 열리는 모델에 이런 이름이 붙는다. 보통은 ‘C’라고 줄여서 모델명 뒤에 붙이곤 한다.

영국에서는 카브리올레를 드롭헤드라 부른다. 롤스로이스 드롭헤드. Photo=RollsRoycenews

폭스바겐 비틀 중 지붕이 열리는 모델은 ‘비틀 카브리올레’라고 부르며, 프랑스 브랜드 르노 또는 푸조 등에서는 여전히 카브리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컨버터블이라는 표현 대신 카브리올레를 사용한다. 그런데 카브리올레가 뜻하는 것을 영어로 풀어서 ‘드롭헤드(Drophead)’라고도 하는데, 이 표현은 주로 영국에서 사용한다. 영국의 자존심 롤스로이스 모델 중 지붕이 열리는 차에 드롭헤드라는 호칭이 붙는다.

시원하게 내달리는 BMW Z4 로드스터. 2시트를 갖추고 톱을 열고 닫는 차를 보통 로드스터라 부른다. Photo=BMWnews

지붕이 열리는 자동차의 또 다른 이름으로 로드스터가 있다. 로드스터의 출발은 사실 레이싱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과거 레이싱에 투입된 모델들을 보면 1시트, 또는 2시트에 앞 유리창은 물론이고 옆 유리도 없는 모델들이 있었다.  1950년대 재규어 D 타입 등을 보면 이런 차에 정의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현대로 오면서 로드스터는 대체로 2시트를 갖춘 스포츠카 형태로 톱(소프트 또는 하드)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차를 말한다. BMW Z4, 벤츠 SLK 등이 이런 로드스터로 구분된다.

포르쉐 911 타르가톱. 운전석 위에만 떼어 수납한다.

타르가톱과 캔버스톱은 지붕이 열리는 형태에 따라 구분하는 호칭. 타르가는 뒷 유리창과 필러는 그대로 유지하되 운전자의 머리 위 공간만 떼내어 따로 보관하는 형태를 뜻한다. 쉐보레 콜벳의 경우 일반 쿠페 모델이 타르가톱 방식으로 설계 됐다. 유럽에서는 포르쉐 911 타르가가 유명하다. 911의 최신 모델은 자동으로 톱을 분리해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다.

캔버스톱을 지닌 피아트 500c. 천으로 된 지붕만 돌돌 말아서 뒤에 얹는다. Photo=FCAnews

캔버스톱은 자동차 차체를 지지하는 필러를 그대로 두고 직물로 만들어진 루프만 접히는 방식을 뜻한다. 쉽게 군용으로 사용하는 다목적 차량 중에서 지붕 뼈대만 두고 지붕의 천을 말아서 뒤에 보관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양산차 중에서는 피아트 500 컨버터블, 또는 스마트 컨버터블 등이 캔버스톱 형태의 루프 개폐 방식을 취한다.

지붕이 열리는 자동차에 대한 호칭은 운전을 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정보는 아니다. 그러나 자동차 문화를 이해하고 지식 넓히기 위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지붕이 열리는 차를 모두 ‘오픈카’로만 알고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구조와 특성, 재질의 차이대로 알아두면 어떨까? 누군가에게 차이를 설명하거나, 이런 형태의 자동차를 구입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혁신에 혁신을 더하다! 토요타 프리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