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 그게 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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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서 언더스티어 및 오버스티어에 대한 설명. 세번째 그림은 자세제어 장치가 작동했을 때 설명. Photo=HONDA CANADA

자동차 시승기를 읽다보면 언더스티어 혹은 오버스티어라는 용어를 보게된다. 예를 들어 “이 차는 생각보다 언더스티어 경향이 강하다”, “언더스티어가 잘 일어난다”라는 표현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코너 공략시 무게 중심 및 타이어 접지력 등과 관련된 자동차의 주행 특성을 말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자동차의 구동 방식을 알아야 한다. 자동차는 엔진에서 얻은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어 움직인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 그런데 이 동력이 앞바퀴로 전달되느냐, 혹은 뒷바퀴로 전달되느냐 아니면 네바퀴 모두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구동 방식을 구분한다. 영어로 앞바퀴굴림은 FF, 뒷바퀴굴림은 FR, 네바퀴굴림은 항시 네바퀴연결과 파트타임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AWD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하나 더 더하자면 엔진이 뒤에 있고 뒷바퀴를 굴리는 RR이라는 구동 방식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토요타 스포츠카 GT86의 구동 방식 투시도. 엔진을 앞에 배치하고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을 FR이라고 한다. Photo=TOYOTA

일반적인 중소형 세단인 경우 주로 앞바퀴굴림 방식을 선호한다.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축이 필요 없으니 공간 활용과 함께 무게를 덜어내 연비 개선 효과도 있다. 기아 옵티마, 현대 쏘나타, 토요타 켐리, 닛산 알티마 등이 그렇다. 고급 세단과 대형차 그리고 스포츠카로 가면 뒷바퀴굴림을 주로 사용한다. 무게 배분이 안정적이라 승차감과 핸들링 및 주행 안전성 등이 좋아진다. 제네시스 G시리즈, 기아 K900, BMW 3, 5, 7시리즈와 벤츠 C, E, S 클래스 등이 뒷바퀴굴림 방식을 사용한다. 고급 브랜드 중 아우디는 콰트로라고 이름 붙인 항시 네바퀴굴림을 사용한다. 대중 브랜드에선 스바루가 항시 네바퀴굴림을 택했다. 엔진을 뒤에 두고 뒷바퀴를 굴리는 모델로 유명한 것은 포르쉐 모델 중 911 정도를 알아두면 좋다.

구동 방식에 대한 이해가 됐다면 이제 접지력에 따른 코너 성향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앞바퀴굴림 자동차는 무리한 속도로 코너 진입시, 운전자가 예상했던 방향보다 차가 바깥 쪽으로 벗어나는 성향을 보인다. 왼쪽으로 굽은 코너에서 어느 정도 안을 보고 진입했음에도 차는 생각보다 코너 바깥(오른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를 언더스티어라고 한다. 이는 자동차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있는 앞바퀴굴림 방식이 가진 태생적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함께 해야하는 이유로 무게중심이 코너 바깥 타이어로 몰리게 되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차선을 이탈해 코너 바깥으로 차가 떨어지기도. 반대로 오버스티어는 무리한 속도로 코너 진입 시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내가 의도했던 방향보다 더 안쪽으로 차 앞머리가 향한다. 주로 뒷바퀴굴림 자동차에서 생기는 현상. 이 역시 차가 무게 중심을 잃고 스핀을 해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다.

구동 방식에 따른 특성을 잘 알면 코너 공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코너에서 자동차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려 할때 대처법은 있다. 언더스티어의 경우 차가 코너 바깥으로 벗어나려는 느낌이 들 때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감속을 하면서 제동장치도 적절하게 이용해 속도를 줄인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휠을 진행 방향으로 조금 더 조작하면 코너에서 안정된 상태로 탈출할 수 있다. 오버스티어의 경우 브레이크 페달을 밟거나 차가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오히려 차가 스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이 때에는 차가 미끄러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서 가속 페달을 오히려 적절히 눌러가며 제어하면 안정된 자세로 코너를 돌 수 있다. 하지만 오버스티어 조작은 일반 운전자가 감당하기엔 약간의 무리도. 여기에서 발전된 기술이 바로 ‘드리프트’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어 오늘 당장 운전해야 하는데 어쩌지?”라고 덜컥 겁이 들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접지력에 관한 문제는 어떤 자동차에서든 발생되는 문제이긴 하나, 자동차 주행 안전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런 불안한 부분 중 일부를 기계가 해결해주는 시대가 왔다. 자동차 제조사마다 부르는 용어는 다르지만 대체로 ‘차량 자세제어장치 VSC(Vehicle Stability Control, 이하 VSC)’라 부르는 기술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다. VSC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인 ABS와 TCS라는 접지력 제어 장치가 함께 포함되어 있고 자세제어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 VSC가 개입, 엔진 출력은 물론 각 바퀴 제동장치 등을 제어함으로서 일반 주행에서의 차량 급선회와 같은 위급 상황 및 앞서 말한 언더스티어 또는 오버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하는 기능을 발휘한다.

위급상황에서 급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VSC. Photo=TOYOTA

그런데 VSC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자동차의 경우,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의 특성에 따라 운전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방해 요소가 되기도. 그래서 이 VSC를 끄고 각 구동방식에 따른 차량의 특성을 살려 운전의 재미를 만끽하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메이커마다 VSC를 완전히 끌 수도, 아니면 끄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단계적으로 조절하도록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안전 기술은 역시나 보조 장치. 코너에서 언더 또는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인 과속을 하지 않고 충분한 감속 후 안전하게 돌아나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기술이다.

나는 토요타 차량 중 언더스티어이죠. 나는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