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막 손에 넣은 A양은 혹시라도 차에 흠집이 날까 무서워 조심조심한 운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A양은 그만 기절을 할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그녀의 새 차 뒤 범퍼에 작은 스크레치가 난 것. 분명 누가 긁고 도망간 것 같은데 범인을 잡을 길이 막막했다. 보험 처리를 하기엔 상처가 너무 크지 않은 듯하고, 그렇다고 그냥 다니기에는 새 차라 영 찜찜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고민하는 그녀에게 누군가 ‘물파스’로 문지르면 스크레치가 사라진다는 조언을 한다. 솔깃한 A양은 물파스를 사러 가는데. 그런데 과연 ‘물파스’가 효과가 있을까?
실제 물파스를 사용해 스크레치를 지웠다는 리뷰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 내 차에 묻은 페인트가 가해자 차량에서 묻어 나온 것. 손톱으로 긁어 보았을 때 긁힌 부분에 홈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이 경우에 물파스로 스크레치 부분을 문질러 보면 페인트 자국이 지워지기도 한다. 이는 물파스 성분 중 페인트 자국을 녹이는 것들이 들어있어 가능하다.
그러나 흠집의 정도를 생각하지 않고 물파스를 광범위하게 바르거나 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외장은 기본 도장 위에 컬러가 입혀지고 그 위에 광택을 내는 클리어코트가 있다. 클리어코트가 벗겨진 흠집이 아니면 물파스를 사용하게 되면 도장 안쪽 페인트까지 손상을 입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광을 잃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될 수 있는 대로 물파스 사용은 권하지 않는다.
물파스와 함께 흠집 제거용 민간요법으로 컴파운드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컴파운드의 경우는 조금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자동차 용품점에 가면 컴파운드 재질의 스크레치 제거제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만 보면 금방이라도 내 차에 난 흠집을 지울 것처럼 보인다. 컴파운드는 도장 면을 갈아내 평평하게 해주기 때문에 흠집이 없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자칫 기본 도장까지 벗겨질 수도 있기에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컴파운드를 사용할 정도의 스크레치라면 가능하면 흠집 부분만 컴파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주변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작업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흠집 제거에 대한 여러 민간요법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내 차에 다른 차의 페인트가 묻은 정도일 때 그것을 없애는 용도로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흠집이 심하거나 손톱으로 긁었을 때 홈이 느껴질 정도의 상태라면 복원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처럼, 차량 스크레치는 비전문가의 판단으로는 디테일한 부분을 놓칠 수 있기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