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머슬카 사이에서 뜨겁게 불붙은 속도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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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드래그스터 머슬카들이 속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포문을 연 모델은 닷지 챌린저 SRT 데몬(Demon). 지난해 공개된 데몬 트림은 말 그대로 오직 달리기만을 위한 힘을 갖췄다. 데몬에 적용된 V8 6.2리터 헤미 엔진은 이전까지 챌린저 최고 출력을 자랑하는 핼켓(Hellcat)보다 무려 140마력을 끌어 올린 852마력이라는 괴력을 만들어냈다.

직선 도로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는 닷지 챌린저 SRT 데몬. Photo=Dodge news

이 덕분에 데몬은 부가티 베이론보다 쿼터마일 도달 속도가 빠른 양산 자동차(데몬 9.65초)로 기록됐다. 설명이 필요 없는 이 지옥의 악마는 드래그 경기를 주관하는 NHRA(전미 핫로드 협회)에서 너무 빠르다는 이유로 드래그 레이스 출전 금지라는 명예(?)를 얻기도. 가격 역시 약 8만6천달러로 닷지 챌린저 모델 중 가장 비싸며, 3천300대 한정 판매로 미국에는 3천대, 캐나다에 300대가 배정됐다.

852마력이라는 어마어마한 파워를 지닌 데몬에 대항하기 위해 쉐보레 전문 튜너 헤네시에서는 신형 카마로 ZL1을 기반으로 1천마력 튜닝을 거친 카마로 엑소시스트를 공개하기도. 엑소시스트는 악령을 퇴치하는 퇴마사라는 뜻으로 데몬이 가진 의미를 떠올려 볼 때 재미있는 매치가 되기도 했다.

데몬 출시와 함께 헤네시 퍼포먼스에서는 악령 퇴치사인 1천마력 ‘엑소시스트’를 공개했다. Photo=Hennessey Performance

실제 헤네시에서는 엑소시스트 ZL1을 공개하면서 레이스 수트에 십자가를 든 드라이버를 모델로 선보이기도. ZL1 엑소시스트는 100대 한정 생산으로 존재가치를 높이기도 했지만 반짝 이벤트에 그쳤다는 평가도 짙다.

그러나 데몬의 마력 부추김은 쉐보레에게 또 다른 도전을 가능케했다. 바로 콜벳 ZR1이다. 쉐보레는 7세대 콜벳을 공개하면서 Z06모델에 성능을 높이기 위한 많은 부분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데몬 등이 마력 경쟁으로 치고 나오자 당초 7세대 ZR1을 만들지 않겠다는 계획을 뒤집고 독일 뉘르브르크링 서킷에 위장막을 씌운 ZR1을 올린다. 650마력 Z06만으로도 충분했던 성능은 ZR1에 와서 755마력으로 올라간다. 엔진도 기존 LT4를 튜닝한 LT5로 바뀌었다.

미국차 최고의 코너링 성능을 뽐낸 콜벳 ZR1. Photo=Chevy news

무엇보다 코너링 성능이 1.18G에 달해 데몬은 물론 기존 미국산 스포츠카들이 추구하지 못한 한계를 보여줬다. 쉐보레는 ZR1에 이어 8세대 콜벳은 아예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설계하고 있다. 바로 엔진을 시트 뒤에 놓는 미드쉽이다. 즉, 유럽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섀시 설계와 그에 어울리는 힘을 얹겠다는 의도.

포드도 이에 질세라 최근 머스탱을 기본으로 한 말도 안되는 괴물을 공개했다. 바로 코브라 젯(Cobra Jet). 이 트림은 1968년 당시 머스탱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는 드래드스터였다. 첫 모델 출시 후 50년이 지난 현재, 포드는 코브라 젯 부활을 통해 머슬카의 주 무대인 드래그 레이스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데몬 잡는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포드가 공개한 코브라 젯 티저 이미지. Photo=Ford news

코요테 V8 엔진을 바탕으로 시속 150마일까지 약 8초대 도달하겠다는 계획도 언급. 이는 쿼터마일 9초대인 챌린저 데몬보다 무려 1초 가까이 빠른 속도로 포드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숫자다. 코브라 젯은 오는 여름 시즌에 등장할 예정이며, 화이트 또는 레드 계통의 전통적인 포드 드래그 레이스카의 컬러를 입는다.

데몬의 도발로 인해 곧 드래그 레이스에서 크라이슬러 헤미 엔진과 포드 코요테 엔진의 대결을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여기에 카마로 전문 튜너들이  드래그스터를 만들 예정이라는 소식도 있어, 60년대 그 짜릿함을 2018년에 더욱 커진 판에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