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는 이름 그대로 운전자가 손을 대지 않고도 자동차 스스로가 운전을 한다는 것. 그런데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도 모든 자동차가 다 스스로 운전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자율주행 정도를 나타내는 등급이 있다. 그 등급에 따라 자율주행 방법도 다르다는데. 스스로 달리는 자동차. 과연 이들이 가진 등급의 비밀은 무엇일까?
먼저 자율주행 기술을 분류하는 등급은 현재 레벨 0에서 5까지. 이 등급은 미국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이하 SAE)에서 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2013년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정한 기준 역시, 2016년 새롭게 마련된 SAE 기준(J3016)을 대신하게 되며서 세계적으로 SAE 기준을 따르는 추세다.
자율주행과 관련 아무런 기술이 없다면 ‘레벨 0’
SAE에서 정한 자율주행 등급 중 ‘0’에 해당하는 자동차는 말 그대로 자율주행과 관련된 어떠한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자동차를 뜻한다. 운전자가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 해야하며, 단순한 일정 속도를 유지시켜주는 크루즈 컨트롤 등도 없는 자동차를 뜻한다.
여전히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다면 ‘레벨 1’
‘레벨 1’은 쿠르즈 컨트롤, 차선이탈경보장치 그리고 긴급제동장치 등이 달린 자동차를 뜻한다. 지정된 속도를 유지하고 차선이탈시 경보음을 낸다고 하지만 결국은 운전자가 늘 도로 상황과 차량의 주행 상태를 점검하고 스티어링 휠에 항상 두 손이 놓여있어야 한다.
자동차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가/감속을 한다면 ‘레벨 2’
SAE 기준 ‘레벨 2’는 부분적 자율주행이라고 말한다. 다만 레벨 1과 다른 점은 조향장치와 함께 가속과 감속까지 시스템이 제어한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자동차 스스로가 조향 장치를 움직이고 앞차와의 간격 등을 고려해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내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테슬라 오토파일럿 등이 이 ‘레벨 2’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다만 여전히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하며 자꾸만 스티어링 휠에 손이 가게 만드는 등 마음은 아직 편하지 않다.
도로 장애물까지 피할 수 있다면 ‘레벨 3’
‘레벨 3’부터는 운전시 모니터링 기준이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그만큼 운전자의 주의가 많이 줄어든다. ‘레벨 3’ 등급이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로 올뉴 아우디 A8을 들 수 있다. 이 등급에서는 자동차가 스스로 장애물을 감지해 회피하기도 하고 길이 막히면 돌아가기도 한다. 구글이 선보인 자율주행자동차 역시 ‘레벨 3’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운전 상황 등이 다양하지 못하다.
다양한 도로 조건과 운전 상황에 대응한다면 ‘레벨 4’
이 단계는 SAE 기준상 ‘높은 등급의 자동화’를 의미한다. ‘레벨 3’보다 대응할 수 있는 도로 조건과 상황이 많다. 복잡한 도심과 골목, 커브 등 돌발 상황이 예상되는 도로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2020년 이후 ‘레벨 4’를 만족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전면허증이 없어도 되는 세상, 꿈의 자율주행. ‘레벨 5’
‘레벨 5’ 단계에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실상 무인자동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운전자의 개입이나 주의 등을 거의 요하지 않는다. 복잡한 도로에서도 100퍼센트 운전을 차에 맡겨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사실상 운전자라기보다 탑승자라는 개념이 적용되는 단계. 구분 용어로도 ‘FULL AUTOMATION’이라 칭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레벨 5’ 단계로까지의 진입도 그렇게 먼 미래로 보지 않는다. 실제 2018 CES 쇼를 통해 선보이는 스타트업 자동차회사들은 ‘레벨 4’를 만족시키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를 공개했고 앞으로 그 격차는 더욱 줄어들 예정. 가까운 미래에 정말 운전면허증 대신 자율주행기능을 컨트롤하는 탑승면허증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