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 A 군. 하이킹을 끝내고 자동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려고 하니 말을 듣지 않는다. 주변으로 개미 한 마리 지나가지 않는 적막함이 감돈다. 급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켜보지만, 인터넷은 물론 신호도 잡히지 않는다. 보험 회사를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고칠 방법도 없다. 그렇게 몇 시간을 발만 동동 구르다가 마침 주변을 지나는 공원 관리국 직원을 발견한 그는 가까스로 위험을 모면할 수 있었다.
장거리 로드트립을 떠나는 이들은 예상하지 못한 자동차 고장으로 인해 위험한 순간에 처할 수 있다. 통신 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몰라도, 미국 대부분 국립공원 또는 사막 지형에서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무용지물. 그렇다고 매번 위성 전화기나 아마추어 무선 통신과 같은 장비를 챙기기도 쉽지는 않다. 엔진 자체의 큰 결함이라면 몰라도 배터리 방전이나 타이어 펑크, 간단한 전자장비 이상 등의 경우는 요즘 혼자서 고칠 수 있는 응급 장비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긴급 상황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을 한번 살펴보자.
휴대용 자동차 배터리 충전기
미국 쇼핑몰 사이트에서 ‘JUMP STARTER’로 검색을 해보면 다양한 제품이 등장한다. 이들 대부분은 네내장 배터리를 통해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이동이 간편하고 부피가 적어 자동차 트렁크에 보관해 다니기 편한 제품들도 많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충전 외 별도의 USB 충전 단자를 통해 스마트폰과 기타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면 캠핑을 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엔진과 차량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400 AMP급 이상 제품을 사면 일반 승용차의 경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말한다.
임시 타이어 수리 장비
타이어에 갑자기 못이나 나사가 박혀 펑크가 나면 대부분 당황하게 된다. 보험회사나 응급 수리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타이어 수리 장비도 미리 챙겨 두면 도움이 된다. 이들 꾸러미의 구성은 타이어에 박힌 나사나 못을 빼낸 자리를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는 손 드릴과 본드, 구멍이 난 자리에 넣어 메꾸는 플러그(PLUG)와 플러그를 넣을 수 있는 도구 등이 담겨있다. 이들 제품을 찾을 때 바람을 넣어주는 공기 압축기도 함께 구매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자동차 시가잭을 통해 12V 전력으로 작동하는 제품들이 많다.
휴대용 OBD2 진단기
운전을 하다 보면 예고 없이 엔진 점검 등이 들어올 수 있다. 수리점이 가까이 있는 경우면 모르겠지만 멀리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이런 경우를 만나면 몹시 불안하게 된다. 자동차가 당장 움직이는 것에 문제가 없다면 다행, 그래도 분명 어딘가에 이상이 있을 때 점검 등이 켜진다. 이때 OBD2 진단기를 가지고 있다면 엔진 점검 등이 보내는 코드를 읽고 그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차량을 더 운행을 해도 되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고, 긴급한 수리가 필요한 때에 수리 정보를 미리 알려 수리에 도움을 받기도 쉽다.
자동차 퓨즈 박스
방향지시등이 갑자기 켜지지 않는다든지, 헤드램프 또는 차량 내 전기 장치에 이상이 온 때에는 우선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우고 퓨즈 박스부터 확인해보면 좋다. 퓨즈 박스는 차량 내부 또는 엔진룸 안에 자리해 있으며 커버를 열고 안을 들여다보면 각 자동차 전기 장치와 연결된 퓨즈 위치와 번호를 알 수 있다. 자동차 퓨즈는 과전류에 대해 전선 및 전기장치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배선이 끊어지는 단선과 배선이 겹쳐 발생하는 합선이 있다.
퓨즈 박스 내용에 따라 의심되는 부분의 퓨즈를 빼고 퓨즈 내부가 끊어진 것을 발견하면 여분의 퓨즈로 바꿔 끼면 된다. 다만 이때 퓨즈 위에 쓰여 있는 저항을 뜻하는 숫자 ‘00 A’와 같은 숫자를 가진 여분의 퓨즈로 교환해야 한다. 여분의 퓨즈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여러 저항과 모양을 가진 퓨즈를 담은 스페어 박스를 차량에 가지고 다니면 도움이 된다.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크기를 지닌 퓨즈 박스를 $10 정도 가격에 팔기도 하니 참고하면 좋다.
자동차 흡기 계통 클리너
먼지가 많은 흙길을 오래 달리거나 평소 에어클리너를 잘 관리하지 못한 경우, 장거리 운전 시 공기 흡입에 문제가 생겨 엔진이 제 성능을 내지 못할 경우가 있다. 또한 오래된 자동차의 경우 장거리 주행 때 에어 플로우 센서가 고장 날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운전 중 자동차가 급하게 출력이 떨어지거나 혼합비 이상으로 엔진에 무리가 갈 가능성도 크다. 엔진 점검코드를 통해 흡기 계통 문제로 밝혀진다면 우선 인테이크나 필터를 청소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임시로 조처를 할 수 있다. 에어 플로우 센서의 경우도 전용 클리너를 가지고 있다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