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향기를 물씬 맡으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것만큼 낭만적인 순간이 또 있을까? 특히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면 해안도로 드라이브는 한번은 꼭 해봐야할 버킷 리스트 중 하나. 그런데 무작정 바다를 향해 차를 몰았다가는 해안도로는 커녕, 산타모니카 처럼 교통 체증에 빠져 바다를 멀리서만 보게되거나 롱비치처럼 컨테이너 화물선이 내뿜는 기름 냄새만 맡고 올지도 모를일. 진정한 해안도로라고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의 비경을 찾는다면 여기 이 다섯가지 코스를 주목해보시라.
첫째. 엠마우드(EMMA WOOD) 스테이트 비치 해안도로 – 벤추라
LA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북쪽 방향에 자리한 도시 벤추라. 이곳에 가면 엠마우드 스테이트 비치를 만날 수 있다. 101번 프리웨이를 따라 달리다가 엠마우드 비치 방향으로 빠지게 되면 PCH(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타게 된다. 이 엠마우드 비치에서 홉슨(Hobson) 카운티 파크까지 이어지는 PCH는 정말 태평양 바로 옆에 닿아있는 것처럼 멋진 뷰를 만들어 낸다. 바다를 끼고 줄서 있는 RV 트레일러들의 진풍경도 볼 수 있고 시간이 맞으면 도로 바로 옆을 지나는 암트렉 열차도 만날 수 있다. LA에서 101 노쓰를 타고 산타바바라를 가는 중에 들려보면 좋다.
둘째. 토레이 파인즈(Torrey Pines) 스테이트 비치 해안도로
샌디에고 델마(Del Mar)라는 아름다운 도시를 지나 카미노 델마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절벽 아래로 향하는 길이 펼쳐지면서 길 이름이 토레이 파인즈 로드로 바뀐다. 이 때 도로 우편으로 태평양의 멋진 모습이 펼쳐진다. 특히 길을 내려오면서부터 넓은 배경으로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다리 구간을 지날 때에는 부서지는 파도가 차에 닿을 듯 다가오기도 한다. 시간이 허락하면 스테이트 비치 주차장에 차를 대고, 토레이 파인즈 주립 보존구역을 하이킹해보는 것도 좋다. 토레이 파인즈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그랜드 캐년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자연 경관이 뛰어나다.
셋째. 아빌라(Avila) 비치 해안도로 – 아빌라 비치
씨푸드 요리로 유명한 중부 캘리포니아 바닷가 도시인 아빌라 비치. 아빌라 비치 드라이브를 따라 하포드(Harford) 피어로 향하는 길은 다른 곳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유명하다. 피어를 따라 달리는 길 왼편으로 펼쳐지는 태평양은 남가주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낸다. 이곳은 단지 아름다운 드라이브 뿐 아니라 길 곳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맛집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푸르른 태평양을 끼고 길 끝에 자리한 피어에 도착하면 ‘Olde Port Inn’에 들러 맛있는 씨푸드 요리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넷째. 캘리포니아 해안도로의 끝판 왕. 빅시 크릭(Bixby Creek) 브릿지 – 빅서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포도>의 배경으로 유명한 몬트레이 베이. 그곳에 인접한 카멜을 지나 빅서 방향으로 PCH 1번을 따라 차를 몰면 대형 아치가 눈길을 사로잡는 빅시 크릭 브릿지를 만나게 된다. 1932년에 개통된 빅시 브릿지는 총 길이 714피트에 이르며 높이도 무려 260 피트나 된다. 대형 콘크리트 아치 형태의 이 다리는 PCH 1번을 통틀어 가장 볼만한 해안도로로 통하며, 카멜에서 빅서로 내려가는 방향 오른쪽에 뷰 포인트를 마련해두고 있다.
다섯째. 캘리포니아의 나폴리. 소살리토(Sausalito) 해안도로 – 소살리토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지나 금문교를 건너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소살리토라는 도시에 닿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부촌으로 통하는 소살리토는 절벽을 따라 지어진 집들이 샌프란시스코의 마천루를 바라보고 있다. 소살리토의 주요 해안도로는 ‘브릿지웨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금문교를 지나 내려가는 방향보다, 소살리토에서 금문교를 향하는 방향으로 차를 달리면 마치 유럽의 한 바닷가 휴양지를 보는 듯한 진풍경이 펼쳐진다. 소살리토에서 골든게이트 브릿지 비스타 포인트로 차를 몰면 왼편으로 거대한 금문교의 멋진 모습과 함께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뷰의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