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결제까지 무한 확장…35조 투자 끌어들인 우버·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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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247억 달러 투자 유치, 뉴욕증시 상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버는 올해 4월까지 247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지난 10일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다. 주가는 기대에 못 미치지만 고객 이용은 여전히 활발하다. 우버 측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해 6월 기준 우버의 승차공유 서비스와 우버이츠(음식 배달) 횟수를 합친 누적 이용 건수가 100억 건을 돌파했다. 우버 관계자는 “2015년 12월에 이용 건수 10억 건을 돌파한 지 2년반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버를 포함한 글로벌 차량공유 기업들은 그동안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우버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리프트는 지난 7일 구글에서 분사한 웨이모와 손잡고 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승객이 리프트 앱을 통해 웨이모의 자율 주행 택시인 ‘로봇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승차공유 서비스로 출발한 고젝 역시 인도네시아의 의료 스타트업인 할로닥과 손잡고 의약품 배송 서비스 앱인 ‘고 메드’도 서비스하고 있다. 이 앱을 이용하면 심야 시간에도 의사에게 원격으로 진단을 받고, 의약품을 처방받아 이를 집까지 배달받을 수 있다. 고젝은 올 4월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1조9500억원)를 넘어서며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그랩, SKT와 내비게이션 제작 손잡아

현대차는 올 초 ‘그랩 렌털’에 전기차인 코나EV 20대를 공급한 데 이어 연말까지 200대로 공급을 확대한다. 카우 이 밍 그랩 렌털 대표가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차량공유 서비스가 단순히 승차공유 서비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생활권 곳곳에 침투하자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차량공유 업체에 대한 투자도 봇물을 이룬다. 국내에선 차량공유 서비스가 막혀 있지만 해외에선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서다. SK텔레콤은 올해 1월 그랩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올 1분기 내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도 1월 그랩에 전기차인 ‘코나EV’ 20대를 공급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액수 중 역대 최대인 2억5000만 달러를 그랩에 투자하기도 했다. 국내 투자 자금도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공동 투자하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그로스 펀드’도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에 2500억원, 싱가포르의 그랩에 1억5000만 달러, 인도의 올라에 2000만 달러 등을 투자하고 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차량공유 사업은 차량 운행을 통한 데이터를 축적해 이를 기반으로 자율 주행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미래 산업과 연결성이 큰 사업”이라며 “해외에선 이미 데이터 확보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인 데 비해 국내에선 공유차량 서비스가 막혀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