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페이먼트 방법에는 전액 현금을 주고 사거나, 매달 일정 비용을 내는 리스와 융자가 있다. 계약 기간 동안 차량 잔존가치에 대한 비용을 내는 리스의 경우는 매달 나가는 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일리지 제한과 반납 시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비용 등이 있을 수 있다. 융자는 전체 차량 금액에 대한 이자율 등이 더해진 월 페이먼트를 내야 하고, 대체로 60개월 많게는 72개월까지 기간을 두기 때문에 매달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마일리지 제한이 없고 큰 이상이 없는 한 페이먼트가 끝나면 내 소유로 넘어오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전통적인 방법 외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이라는 새로운 자동차 구매 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독’으로 풀어볼 수 있는 이 뜻은 매달 서비스 제공자가 정한 일정액을 내고 서비스나 재화 등을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잡지나 신문 등을 구독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다. 그런데 이 같은 구독 개념이 최근 자동차 회사들의 새로운 판매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조사가 정한 일정액을 내고 차를 ‘구독’, 즉 편하게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이 개념의 구매 방법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캐딜락이 만든 ‘Book by Cadillac’, 포르쉐의 ‘Porsche Passport’, 볼보가 선보인 ‘Care by Volvo’ 등이 있다. 이름은 각자 다르지만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다. 대체로 이들 구독 서비스에는 차량 운행에 필요한 관리, 정비, 보험 기동 점검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구독 취소를 쉽게 만들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최근 미국인들은 차량을 장기 리스 또는 융자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에 ‘FAIR’와 같은 서비스가 론칭하기도 했다.
자동차 회사들의 구독 서비스는 주로 스마트폰을 통한 앱으로 오더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픽업 및 딜리버리 서비스 등도 포함되어 있어 간단한 메뉴 몇 개로 내가 일하는 직장 또는 집에서 차를 받아볼 수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브랜드는 볼보다. 볼보는 크로스오버 XC40을 공개하면서 이 같은 구독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매달 $600 ~ 700 정도를 내면 세금, 보험 등의 부담 없이 XC40을 이용할 수 있으며 24개월 단위로 구독 기간이 진행된다. 별도의 계약금 또는 등록비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는 신형 S60까지 이 서비스를 확대했다. 캐딜락의 경우는 구독비용을 높이는 대신, 원하는 캐딜락 모델을 3개월간 번갈아 가면서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단 또는 스포츠 세단, SUV 등이 필요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을 수 있다.
이들 제조사가 제공하는 구독 프로그램 외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회사들의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플렉스 드라이브, 카마와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 그러나 구독 모델이 일부 지역 딜러망에 한정되어 있고 비용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10년 안에 소유하는 개념의 자동차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미 차 없이 공유 경제 기반 우버나 리프트만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고 치솟는 생활비 등으로 인해 차량 소유를 제일 큰 부담으로 손꼽기도 한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등장한 ‘구독’이라는 구매 방법. 구독자들의 카 라이프는 어떨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