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잘나가는 내 차가 어느 날 갑자기 힘이 없게 느껴진다면? 엔진 체크 경고등이 켜진 것도 아닌데 예전 같지 않다면 분명 엔진을 이루는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 출력과 관련된 엔진 점검은 크게 연료, 점화 계통과 공기 흡입, 배기 시스템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인 가솔린 내연기관 엔진을 달고 있는 자동차는 실린더 내 가솔린과 공기를 혼합해 넣은 뒤 압축, 폭발 과정을 통해 힘을 얻는다. 이럴 때 압축된 혼합비(연료+공기)의 비율이 적절하지 못하면 출력 부족, 엔진 진동 또는 시동 불량의 증세를 나타낼 수 있다. 이 때는 먼저 연료계통을 점검해봐야 한다.
우선 연료필터는 연료로부터 먼지, 쇳가루 등의 불순물을 걸러 내 깨끗한 연료를 공급하게 한다. 이것이 막히게 되면 연료 유압 조절 장치는 물론 연료 펌프의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 차인 경우 주행거리 약 2만5천 마일 정도에서 수리점을 통해 점검을 해보는 것도 좋다. 중고차를 구매한 경우에 엔진 진동과 소음 등이 많이 나거나 심하게 출력이 낮아지는 것을 느낀다면 연료필터를 먼저 살펴보자.다음으로 점화 플러그를 살펴봐야 한다. 이 부품은 연소실 내 압축된 혼합비에 불꽃을 만들어 폭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통 엔진 상단에 자리한 플러그는 엔진 내부의 열과 진동 등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파열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엔진오일이 유입되면서 플러그 전극 부위에 퇴적물이 생길 때에도 성능이 떨어진다. 점화 플러그는 그 소재에 따라 수명이 다른데, 보통 니켈합금 소재인 경우 2만5천에서 3만 마일, 백금 소재는 5만 마일, 이리듐 소재는 약 9만5천 마일 정도에서 점검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가 제대로 공기를 빨아들이지 못할 때도 출력은 낮아질 수 있다. 이때는 흡기 관련 계통을 살펴봐야 한다. 엔진으로 공급되는 공기는 에어 필터를 통해 불순물을 거르고 깨끗한 공기가 에어 인테이크를 통해 엔진 내부로 전달된다. 이때 필요한 공기의 양을 판단하는 센서가 에어 플로우 센서(Air Flow Sensor)다. 출력저하와 관련 연료계통에 큰 문제가 없다면 보통 에어 플로우 센서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자동차 모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게 이 센서는 무척 민감하다.
특히 오일이 묻어 카본이 흡착되면 센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엔진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에어 플로우 센서는 본인이 직접 전용 클리너를 사서 씻을 수도 있다. 다만 세척 후 동일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에어필터가 오염되거나 중간에 이물질 등이 껴서 필요한 만큼 공기를 빨아들이지 못할 때도 엔진 출력이 낮아지거나 연비가 눈에 띄게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흡기 관련 센서와 필터 점검을 챙기는 것이 좋다.
배기와 관련해서 의심할 부품은 바로 촉매 변환 장치(Catalytic Converter)다. 이름이 다소 낯설게 들리기도 한다. 연료나 흡기 관련 큰 문제가 없는데도 차가 시원하게 나가지 않는다면 배기압은 정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촉매 장치는 자동차 엔진에서 힘을 만들고 난 유해물질을 담은 배기가스가 인체에 보다 무해한 성분으로 변환되어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엔진이 좋지 않은 연료 또는 이물질이 많은 공기를 자주 마시다 보면 이것이 배출되면서 남은 찌꺼기가 촉매 컨버터 안에 쌓이게 되고 급기야 촉매가 녹아 원활한 배출이 힘들어진다. 즉 먹는 것만큼 내보내지 못하는 자동차가 힘들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사람으로 따지면 변비에 걸린 것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가 보내는 여러 신호 중 출력과 관계된 것은 조기 발견 후 비교적 치료가 쉽다. 재빨리 관련된 부품을 점검하고 교체하면 엔진은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당장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를 방치한다면 출력 저하는 곧 엔진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의 출력과 관련 이상 여부를 느낀다면 이는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님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