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가을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다가왔다. 이맘때 자동차 기능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아마 히터일 것이다. 하지만 몇 개월간 쉬고 있던 히터를 작동시키려고 할 때 약간의 망설임이 있다. 혹시 히터를 틀면 먼지 또는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까? 작동은 제대로 할까? 여러 가지 생각들이 앞선다. 이 같은 우려를 씻고자 하면 히터의 작동원리와 구조를 먼저 이해하면 좋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히터는 곧 엔진 이상의 유무를 알 수 있는 좋은 증거라고도 한다. 히터는 별도의 개스를 충전해 사용하는 에어컨과 달리 엔진의 뜨거운 열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지녔기에 히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엔진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볼 수 있다. 자동차가 달릴 때 엔진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와 공기가 필요하다. 냉각수는 엔진 실린더 주변으로 들어가 뜨거운 엔진 온도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뜨거워진 냉각수는 라디에이터로 돌아오고 이 장치 안에서 외부 바람과 냉각팬 등을 이용해 온도를 내린다. 식은 냉각수는 다시 엔진 실린더 주변으로 들어가 엔진 온도를 내리고 다시 라디에이터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뜨거워진 냉각수 중 일부는 라디에이터로 가지 않고 인스트루먼트 패널 안쪽에 있는 히터 호스로 들어간다. 이때 히터 팬을 작동시키면 히터 호수 주변 뜨거운 공기가 바람을 타고 차량 실내 에어덕트를 통해 들어가 차량 내부 온도를 높인다. 이렇듯 히터의 작동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냉각수 일부가 새거나 엔진의 온도를 낮추는 기능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히터 역시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히터의 이상 유무는 곧 엔진의 이상 여부로 연결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히터 점검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라디에이터 안에 들어있는 냉각수의 이상 여부다. 보통은 깨끗한 진한 녹색을 띠고 있다면 정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 부족한 냉각수 보충을 위해 물을 부어두었거나 혹은 여러 이물질 등이 침투해 있다면 냉각 라인에 녹이 슬고, 이는 곧 냉각수 오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냉각수 보충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따라서 냉각수 오염 여부는 물론, 냉각 라인 점검, 히터 호스 등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이들 중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히터가 약하게 나오거나 최악의 경우 찬 바람이 나오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냉각수에 이상이 없는 경우에 히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서모스탯의 이상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서모스탯은 냉각수 온도가 약 화씨 176도 이상이 되면 라디에이터로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기능을 한다. 이것이 고장 나면 냉각수 순환 기능에 고장이 생기고 이는 곧 히터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한 최근엔 전자식 공조 장치를 사용하는 차들이 늘고 있어 장치 자체의 문제로도 히터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퓨즈나 기타 컨트롤 유닛 자체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또한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 중 이물질을 걸러내는 에어필터 역시 필요하다면 교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사용 후 필터 내 수분이 남아 곰팡이가 생기기도 하고 필터가 제 역할을 못 해 먼지가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따라서 히터의 이상 여부와 함께, 에어필터의 교환 여부도 확인하면 좋다. 냉각수 오염 정도와 히터 호스 등의 이상 여부는 일반인인 경우에 쉽게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엔진 오일 교환 등을 위해 정비소를 찾을 때 반드시 함께 이상 여부를 문의해 필요하다면 수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