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을 사람대신 로봇이 하는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GM은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특허청에 ‘로봇 충전 장치’라는 제목의 특허를 냈지만, 그 내용은 최근에서야 공개됐다. 특허 내용을 살펴보면 로봇 충전기가 전기차에 직접 연결된 후 충전이 완료되면 플러그를 뽑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한 하드웨어로 충전 케이블과 회전 또는 연장 가능한 로봇 암이 자리한다.
이 아이디어는 GM뿐만 아니라 GM의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GM 크루즈 홀딩스도 연관됐다. 즉 로봇을 이용한 충전 형태는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충전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크루즈는 지난 2022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쉐보레 볼트 EV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오리진으로 알려진 자율주행 전용 모델을 추가하면서 이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대규모 자율주행 전기차를 위한 무인 충전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로봇 충전 시설이 꼭 필요한 또 다른 분야가 있다. 바로 시니어나 몸이 불편해 충전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전기 모빌리티 시장을 고려할 때 이 시장은 더 잠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자동 충전 시스템은 GM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들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R&D 센터에 장착된 로봇 전기차 충전 시제품을 선보였고, 스텔란티스 역시 올해 CES를 통해 램 1500 레볼루션 BEV 콘셉트와 함께 이동형 유도 충전 로봇을 공개했다. 전기차 분야에서 앞서가는 테슬라 역시 뱀 같은 모양의 로봇 충전 아이디어를 지난 2015년에 공개했지만 눈길을 끄는 진전은 없다.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자율주행 택시 등의 상용화도 진행되면서 로봇 충전 또는 무선 충전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하거나, 무거운 충전기를 들기 어려운 시니어 오너들의 경우 로봇 충전 시스템이 크게 환영받고, 전기차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공개한 GM이나 기타 다른 제조사들 역시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정부 계획이 있는 만큼, 충전소 보급과 방법 역시 다양해질 것이라 보는 견해가 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