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스키 시즌이 시작된 미국, 한인들이 많이 사는 남가주에 자리한 스키장들도 손님 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스키 마니아들은 창고에 넣어둔 장비를 꺼내 이상 여부를 살펴보거나 시즌 할인권을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 쇼핑으로 시간을 보낼지 모른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스키장까지 무사하게 갈 수 있는 자동차 월동 준비다.
남가주 한인들이 많이 찾는 스키장은 주로 빅베어 레이크나 라이트우드에 자리해 있다. 이들 지역은 해발 6천 피트에 가까운 산 정상에 자리해 있기에 가는 길이 무척 험난하다. 특히 스키 시즌이 시작되는 1월 이후로 갑자기 눈이 내릴 수 있고 그늘진 도로 아래 빙판길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이미 이들 지역과 인접한 마운틴 볼디나 빅베어 레이크 주변은 벌써 눈이 쌓여있기도.
스노우 체인, 자동차 구동방식에 따라 부착 위치 달라
스키장을 가면서 눈길을 만날 수 있다는 상황을 대비한다면 내 차에는 어떤 월동장비가 필요할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스노우 체인이다.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에 부착하는 체인은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립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스노우 체인을 자주 사용하지 않고 대비용으로 사둔다면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쇠사슬 타입을 생각할 수 있다. 사슬 타입 체인은 부착하고자 하는 타이어 앞에 체인을 잘 펴서 놓은 뒤 자동차를 체인 길이의 중간 지점까지 이동시킨 후 타이어 앞 뒤로 감싸듯 체인을 감아 고정시키면 된다.
이밖에 직물 소재 또는 우레탄으로 만든 스노우 체인이 있고, 마치 거미 모양을 닮았다해서 이름 붙은 스파이더 체인의 경우 휠 중앙에 달아 놓은 별도의 고정장치에 체인을 끼워넣고 고정 시키면 손쉽게 장착할 수 있다.
그런데 스노우 체인은 자동차 구동방식에 따라 장착 위치가 달라 주의를 요구한다. 기본적으로 스노우 체인은 자동차 엔진의 힘이 전달되는 바퀴에 다는 것이 기본이다. 앞바퀴굴림 자동차는 앞 타이어에, 뒷바퀴굴림 자동차는 뒤 타이어에 체인을 달면된다. AWD와 같은 항시 사륜구동 자동차의 경우는 어떤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AWD 시스템이 더해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기아 스팅어 GT AWD 같은 모델은 뒷바퀴굴림을 기본으로 AWD 시스템을 더했기 때문에 뒷바퀴에 체인을, 아우디 콰트로 같은 모델은 앞바퀴굴림을 기본으로 콰트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에 앞바퀴에 스노우 체인을 달면 된다.
한편 눈길이 아닌 빙판길의 경우는 오히려 스노우 체인이 노면과의 마찰면을 줄여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체인을 달고 있는 상태에서는 시속 약 25마일 이내로 운행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눈길 또는 빙판길을 벗어나면 곧바로 스노우 체인을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 파손은 물론 타이어 및 휠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런데 스노우 체인을 준비했다고 해서 자동차 월동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만약 예상하지 못한 폭설이 내려 제설차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 되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하루 이상 고립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 산간 지방을 찾을 때에는 충분한 물과 즉석으로 먹을 수 있는 드라이 푸드, 그리고 약간의 자동차 연료도 따로 챙겨두는 것이 좋다. 혹시나 있을 지 모를 통신 두절 사태를 염려한다면 위성 전화 또는 위성 기반 GPS를 렌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에 빅베어 레이크 인근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18번 도로가 폐쇄되면서 14시간 동안 고립된 한국인이 있기도 했다.
한편 스키장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들은 제설 작업이 완벽하지 않으면 스노우체인과 같은 월동장비 없이는 출입을 막기도 한다. 이때 스키장 주변 또는 체크 포인트 인근에서 스노우 체인을 구매하고자 하면 평균 소매가보다 조금 더 비싼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미리 이 같은 장비를 구입해 트렁크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스키장으로 떠나는 운전이 안전하고 편안할 수 있도록. 떠나기 전 여러 상황에 대비한 준비는 두번 점검해도 부족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