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 동안 미국 프레스노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게 되었다. 두 번째 학기인 가을학기가 시작되면서 한 학기의 일정을 보면서 여행계획을 짜두었고, 10월 마지막 주말에 시험도 과제도 없어서 버킷리스트에 있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투어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여행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주중앙일보에서 청춘들을 위한 로드트립 이벤트를 넥센타이어와 함께 계획하고 있었고, 투어에 여행기자의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 하셨다. 루트는 바다로 가는 여행과 산으로 가는 여행으로 2가지가 있었고, 산으로 가는 여행이 내가 가려고 계획했던 날짜와 장소까지 딱 겹치는 것이 아닌가. 이건 운명이라 생각하고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고, 운이 좋게도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나도 드디어 미국 서부 여행의 필수코스, 로드트립에 나섰다!
내가 다녀온 산으로 가는 로드트립은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모하비 국립 보호구역 그리고 데스 밸리 국립공원까지 2박3일동안 여행하는 일정이었다. 여행의 첫 날, 총 8명의 낯선 청춘들이 로드트립에 참여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겉모습만으로도 튼튼해 보이는 넥센타이어와 함께 우리의 로드트립이 시작되었다.
LA에서 4시간 정도를 달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조슈아 트리라고 불리는 나무가 많아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이 되었다. 이 조슈아 트리라는 불리는 나무는 원래 유카(Yucca)라 불리는 나무 중 하나인데, 조슈아(여호수아)가 두 팔 벌려 기도하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조슈아 트리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자연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독특한 스팟들이 있다. 해골 모양을 한 바위인 스컬 락(skull rock), 아치 모양의 아치 락(arch rock) 등 커다란 바위들이 자리하고 있다. 또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별 관측장소로도 유명한데, 보름달이 뜨지 않는 날이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가 로드트립을 통해 방문했을 때는 보름달이 뜬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던 터라 불빛 하나 없는 밤에 달빛에 그림자가 생길 만큼 달빛이 너무 밝았다. 혹시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왕 가는 김에 별까지 볼 수 있는 날로 계획하길 추천한다.
저녁으로 바베큐를 먹기 전에 우리는 일몰을 보기 위해 라이언 트레일(Ryon Trail) 트레킹을 했다.
우리 8명의 산을 오르는 속도가 각자 다 달라 서로의 속도에 맞춰서 끝까지 잘 올랐고, 해가 다 내려가면 불빛이 없어 내려갈 때 위험하므로 해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내려올 수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정말 광활했다. 국립공원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또 한번 나는 미국의 광활함을 실감했다. 그리고 올라가면서 또 내려가면서 본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사막의 식물들에 꽤나 눈이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힘들었던 트레킹 후에 우리는 쇠고기 바비큐를 해 먹었다. 정말로 불빛 하나 없는 곳에 램프와 손전등을 밝혀 먹는 어둠 속의 식사였지만 새로워서 재미있었고, 고기와 라면이 허기진 우리에겐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바비큐의 순간만큼은 메뉴가 한국에서 캠핑 때 먹는 메뉴랑 같아서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2박 동안 우리의 로드트립은 캠핑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놀랍게도 꽤나 많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캠핑사이트에 자리가 없어서 근처 모텔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조금씩 추워지는 밤 날씨에 캠핑 자리가 없는 것은 하늘이 우릴 돕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따뜻하고 편안한 실내에서 잠을 청하게 된 것을 내심 좋아했었다.
그렇게 둘째 날이 밝았다. 우리의 두 번째 목적지는 모하비 국립 보호구역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