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출근을 위해 차에 오른 직장인 A 씨는 쌀쌀한 기온 탓에 히터를 틀었다. 그런데 코를 자극하는 불쾌한 냄새가 히터를 통해 흘러나왔다. 공기 질도 좋지 않은 듯 코가 간지럽고 목에 뭐가 걸린 느낌도 들었다. 이내 히터를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니 조금은 나아졌다. 지난해 겨울 큰 문제 없이 사용했던 히터. 무슨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자동차 부품은 항상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히터와 같은 공조 장치 등은 운전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더욱더 필요한 부분이다. 먼저 히터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히터의 작동 원리부터 알 필요가 있다.
차 안에서 즐기는 뜨거운 바람은 별도의 장치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의 엔진은 돌기 시작하면서 열이 발생한다. 이때 뜨거운 엔진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가 돌게 되고, 엔진 온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열에 의해 뜨거워진 냉각수 일부는 히터코어라는 방열 장치에 의해 온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엔진은 열을 식히며 안정된 주행을 할 수 있다.
히터를 작동시키면 팬이 돌면서 히터코어에 모여 있는 뜨거운 열을 차량 내부로 전달한다. 따라서 히터코어에 곰팡이가 피거나 더러워지면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 속에서 악취가 날 수 있다. 또한 차량 내부 냉각수와 관련된 부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히터를 통해 안 좋은 냄새가 전달될 수 있다. 히터 작동 시 뭔가 달콤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면 냉각수가 새는 것을 의심할 수 있고 달걀이 썩는 냄새 등이 올라온다면 변속기 오일이 새는 것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히터가 자동차 중요 부품과 큰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정비 전문가들은 히터의 냄새만으로도 엔진 내부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히터코어와 같은 부품 문제가 아니어도 히터 작동 시 냄새가 날 수 있는 경우는 많다. 캐빈 에어필터의 오염 여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송퐁구 커버에 먼지가 많이 내려앉아 있거나 내부에 곰팡이 등이 생겼을 때도 히터를 통해 악취가 전달된다.
대부분 히터에서 냄새가 나시 시작하면 방향제나 탈취제 등을 구매하기도 한다. 혹은 송풍구 내부로 약품 등을 넣기도 한다. 하지만 히터 냄새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고 서는 이 같은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뿐이다. 또한 악취의 원인이 엔진과 관련된 중요 부품 문제라면 이는 차량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히터를 작동시킬 때 평소 안 나던 냄새가 나거나, 방향제 등을 자주 사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정비 전문가를 통해 진단과 원인 찾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