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은 5천마력이라는 괴력을 지닌 ‘데벨(Devel) 16’ 컨셉트 모델을 주목했다. 당시 레바논계 ‘W모터스’는 2013 두바이 모터쇼를 통해 이 차를 공개하며 수퍼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러 사정 등으로 인해 ‘데벨 16’의 양산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2017 두바이 모터쇼에 이 차는 같은 이름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러나 회사의 이름도 바뀌고 컨셉트 모델도 이전보다 세련미를 갖췄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기반을 둔 자동차 스타트업 기업인 데벨모터스(DevelMotors)가 선보인 ‘데벨 16’은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여기에 5007마력이라는 괴력도 그대로. 최근엔 프로토타입 모델을 실제 공도로 가지고 나왔고, 유투브를 통해 주행 장면을 공개하면서 또 한번 이목을 끌었다. 아랍에미레이트(UAE) 내 사막 고속도로 위에 선 데벨 식스틴은 지난해 2017 두바이 모터쇼에서 만났던 컨셉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양산에 한발 더 다가간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공도에 오른 데벨 16에는 V16 12.3리터 쿼드 터보차저 엔진이 자리했다. 이 엔진은 부가티 치론에 달린 8.0 W12 엔진을 바탕으로 튜닝을 거쳤다. 최고출력이 무력 5007마력, 최대토크는 3757lb-ft에 이른다. 상상하기도 힘든 이 엄청난 힘은 무게를 덜고 강성을 높인 카본파이버보디 등과 어울려 최고시속 320마일이라는 데벨의 목표치를 만들어낸다.
물론 이번 공도에서의 시험 주행은 최고속도를 내거나 데벨 16의 모든 출력을 다 쏟아낼 수는 없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터보차저의 부스트를 제어하고 엔진 출력의 약 20퍼센트 정도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가속페달에 발만 얹은 느낌. 그러나 데벨 16의 공도 주행을 지켜본 이들은 이 차가 목표치인 320마일을 커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전하기도. 단 소개된 V16 엔진 모델은 일반 도로보다는 드래그 레이스와 같은 트렉 전용일 것이란 설이 무게를 얻고 있다.
마치 지상을 달리는 로켓과 같은 데벨 16은 부가티 치론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몇 안되는 하이퍼카. 게다가 전기모터와 같은 하이브리드 동력이 아닌, 개솔린 냄새 가득 풍기는 전통적인 내연기관이라는 점에서 자동차 마니아들은 더욱 흥분 중이다. 데벨 16의 예상 가격은 베이스 모델 V8 엔진의 경우 160만 달러, 2 LS V8 엔진을 갖춘 3천마력 모델은 180만 달러, V16 5007마력 모델은 200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