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갑자기 내리는 비.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깜깜한 빗길을 뚫고 운전을 하던 J양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심하게 핸들이 흔들리자 갓길에 차를 세웠다. 오른쪽 앞 타이어가 심하게 훼손됐고 휠까지 망가지게 된 J양의 차는 더 운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J양의 차를 망가트리게 만든 것은 바로 ‘포트홀(POT HOLE),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이 작은 구멍은 운전자들에게 정말 큰 위험요소 중 하나다.
‘포트홀’이 생기는 이유는 아스팔트 도로 위 작은 틈들이 잦은 충격에 의해 떨어져 나가면서 만들어낸다. 눈이 내리는 지역의 경우 염화칼슘 등이 포트홀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남가주의 경우는 겨울철 갑자기 내리는 폭우로 인해 아스팔트 도로에 물이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충격 등으로 포트홀이 만들어진다.
눈썰미가 있다면 주간 운전 시에 포트홀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단서들을 볼 수 있다. 젖은 노면 위에 웅덩이가 있거나, 도로 가장자리까지 홍수가 나 있다면 그 아래 포트홀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것을 피하겠다고 갑자기 핸들을 틀거나 속도를 줄이게 되면 자칫 더 큰 사고의 발생 위험이 크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물웅덩이를 발견했다고 해도 그냥 지나쳐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만약 뒤따르는 차가 없다면 가능한 속도를 줄여서 지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은 없다.
만약 포트홀에 타이어가 걸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가장 먼저 바퀴 정렬의 문제가 생긴다. 충격으로 인해 휠얼라이먼트에 변형이 오게 되면 핸들을 똑바로 잡아도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물론 충격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치 차가 물체를 들이박은 것과 같은 충격이 전해졌다면 바퀴 정렬에 문제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또한 서스펜션 이상 여부도 의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타이어 파손이다. 아스팔트가 주저앉으면서 생긴 포트홀 가장자리는 철근 또는 아스팔트가 칼처럼 뾰족하게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기에 웅덩이 아래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날카로운 것들이 트레드를 정면을 찌르거나, 혹은 사이드월에 상처를 낼 경우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 이를 수 있다. 만약 타이어가 심하게 훼손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면 휠 자체의 균형도 깨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미세하게 틀어진 휠 밸런스 역시 운전에 큰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바퀴 주변을 감싸는 펜더와 휠하우스 커버 등이 찢기거나 앞 범퍼가 심하게 훼손될 경우도 있다. 실제 장마철에는 포트홀 충격으로 인해 펜더 자체가 찢어지는 사고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리웨이나 로컬 도로에서의 포트홀로 인한 피해는 어디에 하소연하면 좋을까? 한국에서는 최근 포트홀로 인한 사고 시 도로를 관리하는 당국이 절반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포트홀로 인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 <미주중앙일보>에 소개된 보상 사례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에서 운전하다 포트홀로 인해 400달러 상당의 휠 피해가 발생한 K씨가 시를 상대로 보상을 신청, 수리비 일부인 300달러를 받아낸 경우가 있다.
LA 시의 경우 사고 발생 후 6개월 안에 시 웹사이트에서 피해신청서(Claim for Damage)를 클릭 후 관련 양식을 출력 후 작성해 LA시 공공서비스국으로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그러나 피해보상 승인율이 10%대로 매주 낮기 때문에, 운전자가 입은 피해가 포트홀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 더욱 명확하고 구체적인 자료 등을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다.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포트홀은 비가 내리는 야간 운전을 할 때는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한다. 특히 사고 후 보상을 위해서라도 블랙박스 등을 미리 달아 운전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