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마다 최고의 브랜드와 어울리는 다양한 협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 이름을 걸고 만든 시계와 패션, 최근엔 스마트폰도 인기가 좋다. 그 중에서 오디오는 다른 무엇보다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최고의 모델에 최상의 음질을 담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명품 오디오 브랜드과 손을 잡는다. 과연 어떤 이들이 서로 궁합을 이룰까? 차 안에서 만나는 명품 오디오 브랜드를 살펴보자.
명품 오디오 렉시콘(Lexicon)은 지난 2003년 롤스로이스와 손을 잡고 자동차용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후로 렉시콘은 롤스로이스 오디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동차 업계에서 귀한 몸이 됐다. 렉시콘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선택한 오디오 브랜드이기도 하다. 렉시콘의 특징 중 하나는 퀀텀로직서라운드 시스템. 이를 통해 마치 콘서트 장에 온 듯한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렉서스는 마크 레빈슨과 오랜 기간 손을 잡고 있다. 지난 2001년 SC430 에 마크 레빈슨이 처음 손을 댄 이후로 이 제품은 렉서스의 상징이 됐다. 렉서스는 초대 모델에 당시 일본에서 최고의 오디오 브랜드로 손꼽히는 나카미치 제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에 2001년 이후 모델부터 마크 레빈슨을 확장해 나갔다. 이 제품은 웅장한 영화 음악 또는 오케스트라를 들을 때 최고의 음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우디하면 뱅앤올룹슨이 떠오른다. A8 모델 대시보드 양끝에 달린 돌출형 스피커는 그야말로 명품의 비주얼이었다. 아우디는 처음 A8, S8과 같은 플래그십 모델 전용 사운드 시스템으로 제품을 포지셔닝 했지만 점차 적용 모델을 넓혔다. 특히 최근 아우디 모델에 선보이는 3D 입체 음향 시스템은 비주얼로만 승부한다는 오명을 씻기에 부족함이 없다.
재규어 XJ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에는 영국의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바워스 앤 윌킨스가 달려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한인이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인 에바 오토메이션이 인수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 제품은 지난 30년간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에서 선두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다.
벤츠 S클래스와 포르쉐 파나메라는 부메스터를 오디오 파트너로 택했다. 처음 부메스터는 부가티를 위한 전용 오디오로 자동차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후 S클래스를 비롯 E클래스에서도 부메스터를 만날 수 있고, 포르쉐의 경우 카이엔에도 부메스터가 적용된다. 부메스터는 마니아들 층에서는 압도적인 음질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기도 하나, 호불호가 갈린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FCA 그룹이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300 S 모델에 비츠 오디오 시스템을 달고 있다. 비츠는 닥터 드레가 튜닝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처음 이들은 명품 자동차에 어울리는 오디오를 꿈꾸며 여러 고급 브랜드들을 찾아다니며 비츠 오디오와의 협업을 제안했었다고 한다. 이들 중 크라이슬러에서 러브콜을 보내 자동차와의 콜라보 제품이 만들어졌다. 비츠 오디오는 사실 명품 대열에 오르긴 힘들지만, 특정 음악과 유명 랩퍼가 튜닝했다는 것으로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브랜드 대부분이 하만 인터내셔널에 속해있거나 일부분 속해있는 경우도 많다. 하만은 많이 알려진 대로 삼성전자가 인수 후 자동차 전장 사업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만 내 자동차 오디오 부문은 마크 레빈슨, 렉시콘, 인피니티, 하만카돈, JBL 등이 있으며 바워스 앤 윌킨스의 경우 자동차 오디오 부문만 하만이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