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2023 르망 24시 전야에 프랑스 서부 라 샤르테 서킷에서 새로운 수소 엔진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도요타 GR H2 레이싱 콘셉트라고 불리는 이 경주차는 수소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혼합 파워트레인을 갖출 예정이다. GR H2의 크기는 길이가 5,100mm, 폭은 2,050mm로 밝혀졌는데, 이는 도요타 르망 경주차인 LMP 1H보다 길고 넓다. 새 경주차의 외관은 지난해 렉서스가 공개한 새로운 전기 스포츠 콘셉트와 닮아 보이는 느낌도 연출한다.
도요타가 레이싱에 수소 연료를 사용한 시도를 이미 지난 2021년부터 있었다. 당시 도요타는 코롤라 모델에 친환경 수소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내구 레이스에 참가했다. GR H2 콘셉트에는 렉서스 LFA 슈퍼카에 사용된 4.8리터 V10 엔진을 만든 야마하와 함께 참여한다. 이들은 V8 엔진을 기반으로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개발 중인데 아직 구체적인 장점이나 특징은 밝히지 않았다.
도요타는 이 콘셉트를 가까운 미래 실제 내구 레이스를 염두하고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망 레이스가 주 종목인 세계 내구 챔피언십은 오는 2026년에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를 사용하는 경주차들의 클래스를 도입할 계획하고 있다. 특히 주최 측은 수소차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성능 균형 규칙도 만든다는 계획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탈 화석 연료 엔진의 경주차 개발은 도요타뿐만 아니라 경쟁 브랜드에서도 한창이다. 세계 내구 챔피언십에 도전하는 알파인은 지난해 수소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포르쉐 역시 이 같은 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싱카를 개발 중이다. 가까운 미래, 도요타 GR H2 콘셉트카에 이어 수소 파워트레인을 지닌 다양한 레이싱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내연기관을 바탕으로 한 경주차가 주는 짜릿한 엔진음과 배기음으로 인한 긴장감을 원하는 팬들의 수요를, 친환경 파워트레인 경주차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