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의 수상한 스포츠카, 07.18.19. 암호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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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요즘 위장막을 씌운 시험 주행용 자동차 도어에 07.18.19라는 의문의 숫자를 붙이고 다닌다. 이 차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를 비롯해 네티즌들의 눈에 띄기 좋을 만한 곳에서 등장하고 있으며 그들은 의문의 숫자를 달고 있는 이 자동차를 찍어 널리 공유하고 있다.

한눈에 봐도 일반 스포츠카와는 다른 모습을 지닌 이 차는 쉐보레의 간판 플래그십 스포츠카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수퍼카인 콜벳의 8세대 모델이다. 코드네임 C8으로 불리는 신형 콜벳은 지금까지 콜벳과 다른 새로운 아키텍쳐 위에 만들어진다. 핵심은 바로 미드쉽이다. 이전 콜벳은 엔진을 앞에 두고 뒷바퀴를 굴리는 정통적인 구동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스포츠카를 넘어 수퍼카의 영역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다 더 역동적이면서 날렵한 주행을 보장하는 새로운 설계가 필요했다.

람보르기니처럼 보이는 디자인. 멕라렌인가? Photo=Chevy news

람보르기니나 페라리와 같은 수퍼카들은 대부분 엔진을 운전석 뒤에 넣고 뒷바퀴를 굴리는 구동 방식을 취한다. 이것을 바로 미드쉽이라고 부른다. 차량 전체 밸런스로 보면 엔진이 가운데 자리하면서 무게 중심에 상당한 이점을 본다. 신형 C8 콜벳은 바로 이런 부분에 주목해 차체 설계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고 중간에 엔진을 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엔진이 앞이 아닌 운전석 뒤로 이동하면서 신형 콜벳의 디자인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낮고 넓은 자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롱노즈 숏테일을 벗어나 전체적으로 웅크린 자세를 연출하면서 이탈리아 수퍼카들이 가진 레이아웃을 보인다. 미국 브랜드 중에서는 포드가 GT를 통해 이 미드쉽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이 덕분에 GT는 콜벳이나 머스탱과 같은 다른 스포츠카와는 달리 그 윗급 모델과 경쟁하는 위치에 놓이곤 했다.

오는 7월 18일 공개를 앞둔 C8 콜벳. 마지막 준비가 한창이다. Photo=Chevy news

신형 콜벳은 기존 6.2리터 V8 엔진 외에 고성능 터보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고성능 모델의 경우 1천 마력에 가까운 성능을 보일 것이라는 말도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형 콜벳이 2019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선보일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초 공개는 사실상 무산된 듯 보인다. 대신 07.18.19라는 숫자를 통해 보듯, 공식적으로 오는 7월 18일에 미드쉽 콜벳은 공개될 예정이다.

미드쉽 콜벳은 기존 콜벳이 자리했던 포지션을 넘어 본격적으로 유럽산 수퍼카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기존 콜벳이 담당해온 자리는 카마로 고성능 모델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통 뒷바퀴굴림 방식을 고수해온 콜벳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신형 콜벳에 대한 비난도 엿보인다. 콜벳 포럼에서는 미드쉽 콜벳은 벳(VETTE, 콜벳의 애칭)이 아니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도어에 붙인 의문의 숫자는 C8 콜벳의 출시일이다. Photo=Chevy news

미드쉽 콜벳이 등장하면 포드 GT, 어큐라 NSX와 더불어 미국 내 미드쉽 수퍼카 시장에 활력이 넘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의 밸런스와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라는 C8 콜벳. 오는 7월 18일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