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줄며 인벤토리 증가세
3개월새 평균 수백불 내려
고공행진 중인 자동차 가격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매체는 31일 신차 인벤토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부 모델에 대한 가격 인하 및 할인 프로모션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신차 가격이 지난 7월 평균 4만6173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보이는 데다가 이자율까지 치솟자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면서 수요 감소로 재고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도 구매 의욕을 짓누르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에 평균 4만5600달러를 지불해 7월보다 수백 달러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33% 비싼 가격으로 JD파워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차량의 절반 이상이 MSRP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대형 자동차 딜러 그룹인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맨리 대표는 “신차 가격이 지속해서 소폭씩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의 가격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중고차 가격도 최근 몇달간 5년 이상 된차들의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9월 평균 가격이 1% 하락하는 등 지속적으로 진정되고 있다. 중고차값이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를 트레이드인하더라도 급등한 신차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 전문 카맥스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이자율 상승,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만5000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데이터 추적회사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전국 딜러가 보유하거나 배송 중인 차량이 14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46.9% 증가했다.
인벤토리 증가로 뷰익, GMC 등은 36개월 무이자 판촉에 나서고 있다. 또한 복스왜건, BMW, 아우디, 볼보 등도 비교적 MSRP 또는 소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한인타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기 차종의 경우에는 여전히 매물 부족으로 MSRP에 5000달러 전후의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지역, 딜러에 따라서 프리미엄 마크업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다면 직접 쇼핑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리스 종료가 임박해 신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부에나파크 거주 강모씨는 “온라인이나 지면 광고를 통해 MSRP에 판매한다고 해서 연락하거나 딜러를 방문하게 되면 딜러 인스톨 옵션 등 기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GM, 포드 등 일부 업체들이 지나친 마크업 판매 관행을 중단하라고 딜러에게 요청하고 나섰으나 큰 실효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