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찾아 떠나는 솔튼 씨(Salton Sea)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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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캘리포니아에는 기이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명소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음악 축제로 유명한 코첼라 밸리 인근에 자리한 솔튼 씨(Salton Sea)다. ‘소금 바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호수다. 바다만큼 넓은 크기를 지니고 있고, 호수 주변을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이다. 그 때문에 남부 캘리포니아 로드트립을 꿈꾸는 이들에게 솔튼 씨는 꼭 한번 달려봐야 하는 버킷 리스트이기도 하다.

인디오에서 86번 도로를 타고 메카에서 111번 사우스로 갈아타면 이 호수 주변을 돌 수 있다. 반대로 86번으로 타고 내려갔다가 111번을 타고 올라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호수를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111번 루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111번 하이웨이를 따라 솔튼 씨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솔튼 씨는 크기가 무려 343.2 제곱미터에 이른다. 달리다 보면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지평선이 보이기도 한다. 길이는 34.8마일로, 호수 주변으로 쭉 뻗은 도로가 달리는 재미를 더한다. 오른쪽으로 멋진 호수의 풍경을 배경을 즐기다 보면 가끔 왼편으로 나란히 달리는 철길을 따라 화물 기차가 지나기도 한다. 운이 좋다면 기차와 함께 달리며, 마치 영화와 같은 멋진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중간에 캠핑장도 엿보이며 솔트 크릭과 같은 곳은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접근로도 있다. 멀리서 볼 때 아름답고 파랗게 빛나는 호수는 가까이서 보면 큰 반전이 있다. 물이 닿는 백사장에는 뼈만 남은 물고기들과 파리를 비롯해 벌레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곳곳에 하얗게 올라온 소금 덩어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솔튼’이라는 이름은 허투루 볼 것은 아니다.

바다보다 짠 소금호수에는 죽은 물고기와 벌레들이. 이색적인 체험이다.

이곳 솔튼 씨는 본래 주변 콜로라도강에서 흐른 물이 만든 자연호수가 자리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강의 줄기가 변하면서 자연호수가 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1905년 콜로라도강이 범람해 만든 대홍수로 바짝 마른 소금기 가득한 바닥에 물이 쌓여 호수를 이뤘다. 그때 이후로 여전히 물 안에 염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태평양보다 리터당 약 44그램이나 짜다고 하니, 이 안에서 물고기가 살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눈으로 볼 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에 그런 비밀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솔트 크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11번 따라 달리면서 봄베이 비치에 잠시 들려본다면 버려진 도시가 주는 약간은 삭막하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있는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솔튼 씨 인근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였다. 특히 리조트를 비롯해 다양한 관광 시설이 자리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나가고 일부 주민만 남은 상태다. 버려진 건물과 간판에는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작품이 자리한다. 봄베이 비치는 예전의 영광은 잃었지만, 지금은 소셜 미디어나 독특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영상을 찍고 싶은 이들이 가장 반기는 도시가 됐다.

버려진 도시. 봄베이 비치는 설치 예술가들의 살아있는 갤러리가 됐다.

솔튼 씨 로드트립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풍경을 즐기고 미술관이 아닌 현장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몇 가지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솔튼 씨는 멕시코 국경 도시 엘 센트로(El Centro)와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있다. 이 때문에 111전에는 이민국 검문소를 종종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시민권자가 아닌 경우에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비자와 여권을 꼭 지참하는 것이 좋다. 영주권자 역시 영주권과 여권을 함께 소지하는 것이 좋으니 참고하면 좋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해 피크닉 장소 등이 개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캘리포니아 공원 관리국 웹사이트(parks.ca.gov)를 통해 문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