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행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스티브 잡스에게 절을 해야 마땅하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혼행이 한결 쉬워졌으니 말이다. 스마트폰에는 혼행의 질이 달라지는 앱이 수두룩하다. 수많은 앱 중에서 지도·교통·번역 등 여행 필수 무료 앱부터 소개한다.
▶ 지도=구글 맵 하나만 잘 써도 앱 수십 개가 부럽지 않다. 대중교통 안내, 자동차 내비게이션, 맛집 추천 등의 기능이 있어서다. 그러나 데이터가 부담스럽다.
지도를 내려받는 방법도 있다. 지도 앱 중에서 맵스 미(Maps me)·시티맵스투고(Citymaps2go)가 용량이 적으면서도 필요한 정보만 보여줘 편하다. 뉴욕·런던·파리 같은 대도시는 대중교통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시티맵퍼(Citymapper)를 추천한다.
▶ 교통=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요금이 부담스러워 택시를 못 타는 도시도 많다. 이런 도시에서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가 해결사다. 현재 60여 개 나라 400여 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동남아판 우버 그랩(Grab)도 있다. 모터사이클 뒷자리에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기사를 호출하면 끝. 여행자가 있는 위치로 찾아와 목적지까지 알아서 데려다준다. 결제도 자동으로 이뤄져 기사와 말을 섞지 않아도 된다.
우버·그랩 서비스가 합법이어도 조심해야 하는 지역이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내륙 지역 ‘우붓’이 대표적이다. 우붓의 택시 기사가 우버·그랩 기사만 보면 해코지를 한다. 괜히 승객까지 불미스러운 상황에 휘말릴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덴마크와 헝가리,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우버 서비스가 불법이다.
기차로 국경을 넘나드는 일이 많은 유럽에서는 고유로(Goeuro)나 레일플래너(Rail planner)가 유용하다.
▶ 번역=외국인만 만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시는가. 걱정하지 말자. 다양한 번역 앱이 있다. 음성 인식을 하면 직접 읽기까지 해주니 동시통역사를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 들 정도다. 100개 언어를 지원하는 구글 번역기가 여러모로 탁월하다.
실제로 일본에서 스키강사와 오직 구글 번역 앱으로만 대화하며 종일 스키를 즐긴 적이 있다. “나무를 공격합시다” “수빙이 아름답습니다” 같은 어색한 번역도 있었지만, 뜻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국인에게는 한국 회사가 만든 번역 앱 플리토(Flitto)나 파파고(Papago)도 제법 쓸 만하다. 플리토는 유사 번역과 다양한 예문을 보여주고, 네이버가 만든 파파고는 ‘한글 인식’을 잘한다는 게 강점이다.
▶ 안전=혼행족은 갑자기 아프거나 소매치기를 당하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저스트 터치 잇’이 비상 상황에서 유용하다. 위급한 상황에 필요한 외국어 표현(영어·일어 등 6개 언어)이 담겨 있다. 재외공관 연락처도 검색할 수 있다.
외교부에서 만든 ‘해외안전여행’은 국가별 위기 상황 대처 매뉴얼을 볼 수 있고, 바로 전화할 수 있는 국가별 경찰·구급차 번호도 있다.
최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