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에 유난히 차만 타면 심해지는 기침,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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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 청결을 유지하지 못하면 다양한 종의 박테리아가 서식할 수 있다.

직장인 A 씨는 최근 지독한 감기로 인해 몸과 마음이 무척 아프다. 쉽게 가시지 않는 두통, 좀처럼 멈추지 않는 기침은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A 씨를 괴롭힌다. 그런데 유독 차만 타면 더 어지럽고 기침도 심하게 나온다. 업무상 운전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A 씨의 고통은 커져만 간다. 왜 차만 타면 더 아픈 것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좋아하는 A 씨의 자동차에는 항상 과자 부스러기와 같이 군것질의 흔적이 남아있다. 눈에 보이는 부분은 항상 청소한다고 해도 손이 닿지 않는 시트 틈 사이나 구석에 낀 과자, 과일 조각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여기에 그가 키우는 반려견을 태울 때 묻은 털 등도 항상 차 안 어딘가에 남아있다. 그는 늘 세차를 한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한 오염 물질들은 쉽게 닦아내기가 어렵다.

차량 내부를 청소할 때는 시트 틈 사이에 빠진 음식 찌꺼기 등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엔진 오일은 주기적으로 교환하고 있지만, 에어필터는 갈아본 기억이 없다. A 씨는 여기서 말하는 에어필터가 엔진 오일과 함께 교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에어필터라는 표현을 쓰는 자동차 부품에는 에어 인테이크용 에어필터가 있고 캐빈 에어필터가 있다. 전자는 차량 외부로부터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 중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고 후자는 차량 내부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 중 이물질을 잡아주는 것이다. A 씨는 차량 구매 후 3년 동안 캐빈 에어필터를 갈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3년 정도 탄 중고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실제로 따지면 약 6년간 캐빈 에어필터는 그대로 있다는 짐작을 해본다.

A 씨의 차는 현재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각종 알레르기 물질의 실내 유입이 쉬울 뿐더러 차량 내 부패한 음식물 찌꺼기 등에 생겨난 곰팡이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도 걱정이 된다. 특히 감기 기운을 달래고자 차량에 올라 히터를 켜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 내외부 온도차로 인해 습기가 자주 생기는 곳에 곰팡이가 생길 환경을 더욱 부추겨온 것이 아닐까도 싶다.

차량 내외부 청소와 공조기 계통 필터와 같은 제품은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자동차 내 환경 개선은 청소와 관리가 최선이다. 우선 시트 틈 사이로 빠진 음식물 찌꺼기나 과자 부스러기를 말끔히 제거한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이쑤시개나 핀셋 등을 이용하면 좋고 진공청소기 용량을 최대로 해서 시트 바닥부터 청소하는 것도 좋다. 단 진공청소기를 이용할 때는 청소기 내부 보호를 위해 바닥에 날카로운 물건이나 동전 등이 있는지 먼저 살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캐빈 에어필터의 경우는 자동차 매뉴얼을 보고 위치를 살펴본 후 스스로 꺼낼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있다면 직접 교체하는 것도 좋다. 차종마다 약간의 가격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 기준 $10~15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최근 유튜브에는 차종별 캐빈 에어필터 교체에 대한 영상이 많아 참고하면 좋다. 에어필터 교체와 함께 송풍구 주변 먼지 제거도 중요하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캐빈 에어필터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

영국 애스턴 대학 조사에 따르면 차량 내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우 포도상구균을 비롯해 최대 850종의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다고 한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스티어링 휠이나 기타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자동차 부품에는 박테리아가 많이 서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항상 이 부분을 만지고 나서는 항균 티슈를 이용해 손을 닦거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한번 걸리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는 캘리포니아의 겨울 감기. 자동차부터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