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수소전기차 미라이 2세대 모델을 2019 LA 오토쇼를 통해 공개했다. 소비자 판매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여기에 판매 중인 현대 넥쏘 수소전기차의 실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직은 생소한 느낌도 들고, 반짝 나왔다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던 수소전기차. 그런데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생활 깊숙이 들어온 수소전기차, 과연 구매 가치가 있을까?
수소전기차란 ‘Fuel Cell Electric Vehicle’이라 부르며 줄여서 FCEV라고 한다. 영어 단어에서 보듯 전기로 달리는 자동차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Fuel Cell’이라는 뜻에서 기존 전기차와는 조금 다른 방식을 예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움직인다. 배터리만으로 달리는 전기차를 순수 전기차라고 부르며 가솔린 엔진과 함께 에너지를 나눠가며 차를 움직이는 형태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고 한다. 둘의 특징은 전기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충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수소전기차는 외부로부터 전기 에너지가 아닌 조금 특별한 것을 공급받는다. 바로 수소와 산소다. 수소는 이 같은 형태의 자동차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탱크 안으로 들어가며 산소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을 사용한다.
수소와 산소는 자동차 내부에 자리한 연료전지에서 화학반응을 거치며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모터를 돌린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에너지를 만들고 나면 매연이 아닌 깨끗한 물이 별도의 배출구를 통해 차밖으로 나온다. 수소전기차의 장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달리면서 전기를 만들어낸다는 개념은 일반 전기 자동차보다 많은 매력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는 주행 거리다. 현대 넥쏘의 경우 1회 수소 충전을 통해 약 380마일을 달릴 수 있다. 토요타 미라이 1세대 모델의 경우도 수소를 가득 채우면 약 312마일을 갈 수 있다. 일반 순수 전기차가 이 정도 주행거리를 가지려면 상당히 많은 배터리가 요구된다. 차급이 커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둘째로 충전 시간의 단축이다. 현대 넥쏘의 경우 1회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약 3~5분 정도 소요된다. 순수 전기차 중 빠른 충전 시간을 자랑하는 테슬라의 경우 슈퍼차저를 이용 배터리 전력 50%를 채우는 데 약 20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전기차가 가진 충전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아직 수소전기차의 판매는 일부 한정된 느낌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수소를 차 안에 가지고 다닌다는 불안감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높은 차량 가격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특수 재질로 제작된 수소 탱크의 안전성 문제는 실제 수소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면서 어느 정도 인식 개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소 충전소의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 한정해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퓰셀파트너쉽 웹사이트(cafcp.org)를 통해 수소충전소 위치와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33개의 충전소가 캘리포니아주에 자리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충전소 부족으로 인한 불편은 크게 느끼지 못할 수준이다. 높은 차량 가격은 연료전지 스택의 가격 때문.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차 제작비의 절반에 가까운 연료전지 가격으로 인해 전기차보다 차값이 비싸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적한다. 하지만 연료전지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차량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한다.
수소전기차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특히 전기차 브랜드의 리더인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수소전기차는 멍청하다”라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유는 전기로 수소를 만들고 다시 그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차를 달리는 것에 대한 비효율성 때문이다. 현재 수소전기차 시장의 리더는 현대와 토요타라고 볼 수 있다. 두 브랜드 모두 꾸준하게 신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미라이 2세대 모델은 1세대보다 일반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지니고 있어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먼 이야기만 같았던 수소전기차. 다음 차 바꿀 때 한번 생각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