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할인 시즌을 노려 새차를 구매하려는 제니김(가명)씨. 평소 나름대로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생각하는 제니씨는 자동차 역시 다를 바 없다고 여겼다. 그녀는 각종 자동차 웹사이트에서 꼼꼼하게 차값을 비교해 결국 가장 좋은 딜을 제시하는 딜러를 찾았다. 하지만 구매 현장에서 제니씨에게 소위 멘붕(멘탈붕괴)이 왔다. 영업사원의 장황한 설명 끝에 그가 내민 가격은 기대했던 것보다 상당히 비쌌다. 그리고 그가 설명하는 전문 용어들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제니씨는 인터넷에서 본 ‘MSRP(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가 소비자 가격으로 알고 찾았다. 그러나 사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았다. 먼저 MSRP는 영어의 뜻 그대로 풀어보면 ‘제조사가 권장하는 소매 가격’으로 제조사들이 딜러에게 소비자에게 이 값을 받고 팔라고 정해준 금액이다. 즉 권장 가격이지, 구매 가격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보든, 어떤 매장을 찾아가든 MSRP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실제 구매할 때 같은 모델이라도 MSRP가 차이가 아는 이유는 옵션이나 악세사리가 포함된 가격으로 MSRP가 책정됐기 때문. 이는 각 딜러마다 고객들의 성향과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제조사에게 차를 주문할 때 옵션 등을 미리 주문해 오더를 넣기 때문이다.
또한 MSRP에는 구매시 내는 세금 및 차량 등록비, 서류, 라이센스 비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MSRP 가격을 이해할 때 참고해야 한다. 그렇다면 새차를 살 때 어떻게 예산을 잡고 흥정을 해야 할까. 몇가지 방법을 제안해보자면 먼저 MSRP 외 차량 인보이스에 대한 이해를 하면 좋다. 인보이스란 딜러가 제조사로부터 받는 가격을 말한다.
인보이스에서 주목할 부분은 딜러가 제조사부터 받는 가격인 ‘딜러 코스트(Dealer Cost)’다. 딜러 입장에서는 딜러 코스트와 MSRP 사이로 고객과 흥정을 하게 되니, 소비자가 이 가격을 알고 흥정을 시작하면 조금 더 차값을 깎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런데 간혹 인보이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차를 주겠다는 딜러도 있다. 이 경우는 딜러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제조사 인센티브로 커버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제조사에서 차를 많이 팔고자 할 때에 인센티브를 넉넉하게 챙겨주면, 딜러도 싸게 더 많은 차를 팔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가 어떻게 MSRP와 인보이스 사이의 좋은 딜을 알 수 있을까?
신차 또는 중고차 구매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밸류 사이트 중 켈리블루북 또는 에드먼즈닷컴 등에서는 구매자가 원하는 모델과 등급 그리고 사는 지역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모델과 지역 딜러에 관한 인포메이션을 제공한다. 흔히 ‘마켓 프라이스’라고 하는 가격을 보여주기도. 이 마켓 프라이스는 웹사이트마다 부르는 이름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에드먼즈닷컴에서는 ‘TMV(True Market Value)’라고 부르며 새차 구매시 이를 활용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마켓 프라이스 가격은 각 사이트에서 실제 거래된 많은 데이터들을 분석해 차를 구매할 때 합리적인 가격을 소비자에게 보여줌으로서 구매 시 흥정을 할 수 있는 자료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렇게 꼼꼼하게 정보를 알고 찾아간다해도 지역과 딜러가 제공하는 스페셜 오퍼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기기도. 또한 딜러와 차값 자체를 합리적 수준으로 조절을 했다해도 융자를 할 경우 이자율 등에서 개인의 크레딧 등에 따라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나갈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새차 구매 전 마켓밸류나 인보이스 가격, 그리고 숨어있는 옵션 등에 대한 것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꼼꼼하게 살펴본다면 적어도 권장 소비자 가격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게 새차를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