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아침. C 군은 평소와 다름없이 꽉 막힌 하이웨이를 거북이처럼 달리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C 군의 차 계기판에 마치 분수처럼 생긴 노란색 기호가 하나 뜬다. 놀란 마음에 차를 갓길에 대고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 결국 불안한 마음에 견인차를 불러 인근 딜러까지 차를 끌고 가본다. C군을 놀라게 만든 그 낯선 기호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유리창을 닦을 때 쓰는 ‘워셔액 부족’ 경고등. 굳이 차를 견인해서 끌고 올 만큼 심각한 이상은 아니었다.
자동차가 이상 신호를 보낼 때 그 기호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면 C군 처럼 일을 크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경고등 기호가 등장하는 등 평소 차를 잘 알고 있다고 자랑하다 큰코 다칠 수도 있다. 그래도 기본적인 차량 경고등의 의미, 분류, 대처 방법 등을 미리 알고 있다면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침착을 유지할 수 있다.
먼저 자동차 경고등의 유래를 살펴보자. 자동차가 굴러감에 있어서 엔진과 변속기, 브레이크만 있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과거엔 이들 장치의 진단을 주로 정비사의 지식이나 매뉴얼에 의지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자동차에 전자제어 시스템들이 적용되면서 정비사의 감보다 OBD라고 불리는 자기진단 장치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ODB는 차량에 이상이 발생하면 계기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정비사들은 ODB 스캐너를 통해 경고등이 주는 코드를 확인해 차를 수리한다.
자동차 경고등은 이상 등급에 따라 ‘빨강, 노랑, 초록(파랑)’ 세 가지 색깔로 구분할 수 있다. 빨간색 경고등은 차량 운행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냉각수 수온, 배터리, 엔진오일, 도어 열림, 안전띠 미착용 등이 포함된다. 노랑은 일반 주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유의해서 살펴봐야 할 경고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타이어 공기압, 자세제어 장치 작동, 연료 및 워셔액 부족 경고등이 포함된다. 초록으로 표시되는 경고등은 주로 차량의 현재 운행 상태를 나타낸다. 파란색으로 표시되기도 하며 상향등 작동, 방향지시등, 주행 모드 등을 표시할 때 쓴다. 최근 디지털 계기판을 갖춘 모델의 경우는 초록색 경고등이 가진 뜻을 보다 이해하기 쉬운 비주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 차량마다 다른 경고등 기호를 쓰면 어떡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차량 경고등은 국제 ISO 표준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으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다. 경고등의 모양과 그 뜻이 담고 있는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살 때 함께 제공하는 차량 매뉴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제조사별 모델, 기능에 따라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경고등이 있을 수 있으니 평소에 이들 경고등의 색깔과 기능, 모양 등을 알고 있다면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