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을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자동차 가격의 기록적인 급등세가 마침내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차 온라인 쇼핑 앱 코파일럿(CoPilot)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트루카(TrueCa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와 신차 가격이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코파일럿 데이터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50% 이상 급등했던 중고차 가격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2주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달에는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파일럿은 딜러들이 인벤토리를 확장함에 따라 신차 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던 3년 이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3년 미만 중고차가 1월 초 이후 2.1%의 가격 하락을 보여 1%에 그친 4~7년된 중고차에 비해 2배 이상을 기록한 것. 중고차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해 발표하고 있는 맨하임 지수 역시 지난해 4월 54.2%가 급증하며 최고점을 찍은 후 8월 18.8%까지 하락했다. 칩 부족사태 심화로 신차 생산이 지연됨에 따라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지수는 지난해 12월 46.6%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46%로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와 딜러를 연결해 주는 트루카의 데이터도 지난달 신차 평균 거래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2%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는 16%가 상승한 수치다. 사우스베이 렉서스의 데이비드 노 플릿디렉터는 “터무니없이 급등했었기 때문에 중고차 가격이 내려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차는 이전보다 상황이 좋지 않아 미리 디파짓을 하지 않으면 차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푸엔테힐스 현대의 찰리 정 플릿디렉터도 “공급난이 풀려 딜러 인벤토리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MSRP에 프리미엄이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여전히 공급망 붕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일부 업체들은 이 같은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주 실적 발표에 나선 제네럴모터스의 메리 바라 CEO는 이번 분기 들어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지난 분기보다 덜 심각해졌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제로 개선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