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대세라는 요즘. 무작정 전기차 딜러를 찾아간 A양은 무척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난생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 레벨 2 충전, 원페달, 차데모, MPGe…, A양의 머릿속은 점점 허옇게 변해간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전기차. 현명한 전기차 구매를 위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필수 상식 다섯 가지를 공개한다.
Pure Electric(순수 전기차) vs 전기차?
순수 전기차는 말 그대로 주요 전력을 외부에서 얻어 비축해 달리는 자동차를 말한다. 순수 전기차가 아닌 전기차라고 하는 모델 중에서는 가솔린 엔진을 달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 엔진은 파워트레인에 연결된 것은 아니고 배터리가 소모되면 엔진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순수 전기차, 올 일렉트릭 또는 ‘제로 에미션(ZERO EMMISION)’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반면에 순수 배터리로 가는 모델은 순수 전기차 또는 ‘제로 에미션’이라고 부르며 같은 제조사 내에 전기차 모델을 구분하기 위해 ‘EV’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한다. 예) 쉐보레 순수 전기차 모델 볼트(BOLT) EV와 VOLT.
레벨 1, 2, 3 이게 다 모야?
전기차 구매 시 카달로그에 나온 레벨 1, 2라는 숫자는 충전기의 전력 수준과 충전 용량에 미국 전기차 충전방식 표준이다. 이 등급은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가 만든 표준에 따른다. 레벨 1은 저충전으로 AC(교류) 120V 레벨2는 주요 충전으로 AC 240V를 정격전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레벨 3는 급속 충전으로 기존 AC 충전기에 2핀의 DC(직류) 핀이 더해진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레벨 3는 순수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며, 제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레벨 3 충전 방식을 옵션 또는 기본 사양으로 포함해 팔기도 한다. 따라서 전기차 구매 시 레벨 3로 충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원 페달(One Pedal) 드라이빙과 회생 제동(Regenerative brake)
전기차 설명서를 보면 ‘원 페달 드라이빙’이란 표현을 쉽게 볼 수 있다. 또는 e페달, 싱글 페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자동 변속기 차량의 경우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 이렇게 두 개의 페달로 운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원 페달이라니? 발로 밟는 페달이 하나라는 것인가? 전기차라고 해도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 두 가지가 운전석 아래에 자리해 있고 이것으로 운전을 한다. 그러나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과 제동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바로 원 페달이다.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모터로 전기가 공급되고 그 힘으로 차를 달리게 한다. 가속 페달을 떼면 전기가 끊기고 모터는 폐회로 상태가 된다. 그러나 차가 달리고 있는 관성 때문에 전력에 의해 모터가 도는 것이 아닌 바퀴와 연결된 회전자를 통해 돌아가며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럴 때, 마치 엔진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속도가 줄며 운전자의 몸이 앞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리는 회생 제동이라고 하고, 이것을 가속 페달 하나로 제어할 수 있기에 원 페달 드라이빙이라는 표현을 쓴다. 최근 등장한 순수 전기차 모델 중에선 언덕길 출발도 제동장치 없이 가능하게 한 모델도 있어 눈길을 끈다.
전기차 연비 단위, MPGe는 뭐지?
전기차의 연비를 따지자면 주 전력인 모터가 소비하는 전력을 기준으로 1kWh당 몇 마일을 가는지 표기해야 맞다. 그러나 가솔린 엔진 연비 표기와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환경청에서는 MPGe(Mile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라는 단위로 전기차 효율을 시험한다. 이는 1갤런 가솔린이 만드는 열량 에너지가 약 33.7kWh 전기에너지와 같다는 기준을 두고 33.7kWh로 달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1갤론 가솔린으로 달리는 내연기관 자동차 주행거리를 비교해 효율을 정한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 표기된 연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배터리 용량에 따른 주행가능거리도 함께 챙겨봐야 한다.
차데모(CHADEMO)와 DC 콤보?
내 차 충전 방식은 어떤 충전기를 이용해야 할까? 이것을 모르고 다니면 전기차 충전소를 가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 내 차에 맞는 충전기를 찾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유는 전기차 충전 코드가 제조사별로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레벨 3 DC 급속 충전을 위해 충전소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차데모와 DC 콤보라는 두 가지 타입이다.
차데모는 일본 도쿄 전력이 만들어 보급한 방식으로 주로 닛산, 토요타와 같은 일본 차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다. 반면 DC 콤보는 GM 등 미국 기업들이 만든 충전 방식으로 차데모와는 커넥터 모양이 다르다. 이 방식을 사용하는 전기차는 GM, BMW i3 등이 있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에서는 DC 콤보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