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꼭 한번 타보고 싶은 자동차를 고르라면 아마 미국 머슬카가 아닐까 싶다. 거대한 차체와 정통 V8 엔진 그리고 뒷바퀴를 굴리는 이들 미국 머슬카들은 한번 발을 들이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도 지니고 있다. 전통적으로 머슬카라는 장르는 1950~60년대 당시 성능이 곧 그 차의 가치로 평가받던 시대의 문화적 산물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도시 간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가 한창 건설될 무렵이었고 이 장거리 여행을 편안하고 빠르게 달리고자 하는 욕구가 머슬카의 자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일쇼크를 비롯해 효율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들 미국 머슬카들은 1980년 이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인 머슬카 제조 브랜드인 폰티악과 올즈모빌 등은 브랜드 자체가 사라졌고 60년대 머슬카의 이름들도 80년 이후 슬림하고 맵시 한 자동차로 변해갔다. 하지만 2005년 포드가 복고 스타일을 갖춘 5세대 머스탱을 출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적인 색채를 불어넣은 디자인과 V8 엔진의 조합은 다시금 머슬카에 대한 향수를 그리는 이들과 레트로에 관심을 둔 젊은 소비자층을 자극했다. 5세대 머스탱은 경쟁 제조사들을 자극했고 닷지가 2008년에 챌린저를 부활시켰고, GM은 2010년에 신형 카마로(5세대)를 내놓는다.
10년 전 부활한 머슬카들은 지금도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포드 머스탱은 6세대 모델로 바뀌었고, 닷지 챌린저 또한 다양한 엔진 개량을 거치면서 고성능 머슬카의 자존심을 잇고 있다. 카마로 또한 6세대 모델로 변경 후 지금까지 고성능 미국 V8 엔진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혹시 미국 머슬카를 한번 구매하고 싶다면 이들 세 개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무난하게 머슬카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어떤 모델이 내 취향에 맞는 것일까?
가장 미국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원한다면 닷지 챌린저가 어울린다. 챌린저는 초기형 디자인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은 헤드램프 디자인과 근육질 보디 단순하면서도 기능을 집중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췄다. 무엇보다 챌린저에는 머슬카의 핵심인 V8 엔진 라인이 다양하다. R/T 모델의 헤미 V8 엔진에서부터 SRT 핼켓에 적용된 V8 엔진은 최고출력이 707마력에 이르는 등 슈퍼카 수준의 성능이 돋보인다.
포드 머스탱은 가속과 핸들링 그리고 토털 밸런스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머슬카다. 최신 머스탱은 세련된 분위기와 함께 패스트백 디자인의 장점인 낮고 넓은 자세가 눈길을 끈다. 머스탱은 GT 모델부터 460마력 V8 엔진을 고를 수 있다. 조금 더 고성능 모델을 원한다면 526마력을 지닌 GT350을 만날 수 있다.
끝으로 쉐보레 카마로가 있다. 이 차는 스타일과 편의성 등에서 경쟁 모델을 크게 앞선다. 특히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범블비로 명성을 얻었고, 최신 모델은 레트로 디자인을 가미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지녔다. 카마로는 SS 트림에서 V8 엔진을 고를 수 있다. 기본 LT1 V8 엔진은 455마력을 낸다. 여기에 고성능을 원하면 ZL1 트림이 있다. 650마력을 내는 카마로 ZL1에는 보디킷을 비롯해 스포츠 서스펜션 기타 퍼포먼스 주행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적용됐다.
가장 미국적인 멋을 지닌 머슬카. 정통 머슬카의 멋과 성능을 원한다면 닷지 챌린저, 종합적인 달리기 성능을 중시한다면 포드 머스탱, 눈길을 끄는 스타일과 디자인적인 매력을 누리고자 한다면 쉐보레 카마로를 만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