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델이라도 하이브리드 차량은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의 모델과는 차별성을 두는 게 일반적인 디자인 컨셉이다. 그러나 PHEV 쏘렌토의 첫인상은 미래지향적인 라인과 웅장함 그리고 하이테크 디테일이 돋보이는 역대급 쏘렌토의 모습으로 빛을 발산했다. 고유의 강인한 디자인과 세련되고 섬세한 이미지는 기존 쏘렌토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변신의 성공이었다.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가 하나로 연결되어 과감하고 와일드한 인상을 던져줬다. 호랑이 코 문양의 검은색 그릴은 카리스마를 연출하며 실버톤인 기아의 새 앰블렘과 환상의 조화를 완성시켰다. 후면부는 버티컬 타입의 LED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가로로 새겨진 SORENTO 엠블렘 그리고 와이드 범퍼 가니시 등의 대비가 절정을 이루며 심플하며 럭셔리한 디테일을 이끌었다. 측면부의 휠베이스는 기존 모델보다 1.4인치가 더 늘어나 안정감을 더해 주었고 최적의 공간 활용으로 완벽한 승차공간과 적재공간을 탄생시켰다. 19인치 알루미늄 휠은 고급스럽고 안정감이 이미지를 한껏 던져줬다.
PHEV 쏘렌토의 스타트는 고요한 호수에 낙엽이 떨어지는 듯한 사뿐함의 느낌이었다. 시동이 걸렸나? 안걸렸나? 착각이 들 정도의 정적이 흐르는 사이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기어레버를 D로 돌리는 순간 쏘렌토는 달려 나갈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파워스티어링 휠 밑으로 보여지는 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의 모니터는 EV로 전환되고 배터리와 모터는 결합을 이뤄 오른발의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달려나갈 기세였다. 오른발을 살짝 누르기만 했는데 아니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신속한 움직임은 중형 SUV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흐르는 강물 같은 부드러움이었다. 쏘렌토 PHEV는 2개의 심장을 달고 태어났다. 66.9kw의 전기모터와 1.6 터보차저 엔진이 261 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산시켰다. 전기로만 갈 수 있는 주행거리는 100% 완전충전 시 32마일로 PHEV 차량으론 유일했다. PHEV모델은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되어 단거리 주행은 EV모드로 구동되고 장거리 주행은 내연기관의 엔진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실제로EV 모드로 프리웨이를 주행하니 몸으로 전달되는 강력한 성능과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올 휠 드라이브의 안정성은 개솔린 엔진과 차이를 거의 모를 정도였다. 쏘렌토 PHEV의 개솔린과 EV모드를 합한 총 주행거리는 460마일이며 79MPG의 숫자가 보일 때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LA를 벗어나 어디든 한번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쏘렌토는 선사했다.
쏘렌토 PHEV 1.6 리터 GDI의 4기통 엔진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힘은 프리웨이에 올라서는 순간 넘쳐났고 기본 사양인 패들 시프트가 탑재되어 6단 변속으로 자유로운 주행을 만끽할 수 있었다. 휠베이스가 길어져 주행 역동성이나 승차감 그리고 핸들링은 한차원 높은 만족감을 전달해 주었고 소음과 진동을 제거하는 NVH 기능으로 고급 럭셔리 세단의 정숙함마저 감지할 수 있었다. 에코,스포츠, 스노우 모드를 이용한 주행모드는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운전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다이얼 방식으로 장착되어 간단하게 컨트롤됐다. 특히 오프로드 전용 terrain 모드는 거친 노면 상태에 적합해 산악지대나 비포장 도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쏘렌토 PHEV AWD 모델은 현존하는 PHEV SUV 모델 중 가장 넓은 143.8 큐빅 피트의 탑승 공간과 2열 레그룸을 제공해 여유로움이 놀라웠다. 기본 사양인 2열 캡틴 시트와 3열 시트는 가족 여행이나 캠핑과 레저를 즐기는 MZ세대들에게 가장 적합한 차량임에 틀림이 없었다. 3열 시트는 접고 펼수가 있어 적재 공간의 활용도를 높게 했다.
주행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최첨단 테크놀러지의 다양한 기능들은 드라이빙의 안전과 재미를 선사하는데 그만이었다. 기아 SUV 최초의 풀 디지털 미터 클러스터는 왼쪽에는 속도를 오른쪽에는 배터리 사용과 동력 모드 그리고 가운데 부분에 나타나는 그래픽은 드라이빙에 관한 정보들을 보기 쉽게 표시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4대의 카메라가 차량 주변 360도 시야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어느 장소에서도 주차를 편리하게 이끌었다. 협소한 공간의 주차가 어려운 초보 운전자에게 안전성과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최첨단 기능이었다.
일명 블라인드 스팟 경고라고 불리는 양쪽 사이드 미러의 경고등과 경고음은 디지털 클러스터 오른쪽과 왼쪽에 차량 사이드 차선의 영상이 그대로 전달되어 안전하고 편안한 방향 전환을 도와주었다. 10.25인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터치 스크린에 보여주는 그래픽들의 해상도는 불편함이 없는 시야 만족도를 제공했고 아이콘들을 누를 때 마다 들려주는 터치음과 촉감은 운전자에게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착됐다.
무선 스마트폰 충전 패드와 8개의 USB 포트는 디지털 디바이스가 생활화 된 현대인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했다. 12개의 고성능 보스 스피커에서 들려주는 프리미엄 사운스 시스템은 센터포인트 기술을 적용해 스테레오 사운드 보다 풍부한 음질을 구현하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재현했다. 다이나믹 스피드 컴펜세이션 기능은 주행 중 경고음이나 사운드 소스를 분석하고 주행 속도에 따라 볼륨을 자동으로 조정해 오디어의 사운드가 운전자에게 방해를 주지 않도록 설치됐다. 2열과 3열의 탑승자에게 운전자의 음성이 운전석에서 뒤좌석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기능은 어린 자녀들과 여행하는 가족에게 안성맞춤인 기능이었다.
쏘렌토 PHEV는 차량과 운전자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서비스가 업그레이드 됐다. 기아 UVO 링크를 통한 커넥티드 서비스는 기아 엑세스 앱과 연동되어 원격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었다. 보다 진보된 UVO 음성 지원 기능으로 차량의 실내 온도,시트 및 스티어링 휠 히팅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제어가 가능해졌다. 심지어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 스마트 스피커의 디바이스를 통해 원격으로 차량의 시동을 제어할 수도 있다.
쏘렌토 PHEV의 EV 모드는 차량의 후진 시 모터의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보행자를 위한 경고음을 발생시키고 차량 주차 시 너무 조용해 시동을 끄지 않고 내릴 경우 엔진 공회전 알림 및 자동 시동 중단 장치가 작동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동이 꺼지도록 기능이 추가됐다. 만약의 사고 발생시 에어백이 작동되면 차량 내부의 UVO모뎀을 통해 911에 자동 연결시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도 있다. 또한 기아 최초로 차량 카메라를 사용하여 주차된 주변의 이미지를 캡쳐해 기아 엑세스 앱을 통하면 주차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운전자를 위한 최첨단 보조 시스템도 역대급으로 제공됐다. 사각지대 충돌방지 보조 기능은 사각지대 옆 차선을 주행하는 차량을 감지해 외부 바퀴를 제동하여 차량을 차선으로 되돌리는 기능인데 주행 시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능이었다. 이외에도 전방 추돌 경고 ,충돌방지 보조 기능, 교차로에서 차량이 좌회전 시 다가오는 차량이 감지될 때 제동을 자동으로 보조하는 기능. 연방 고속도로 제한 속도 정보를 기반으로 전방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들은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정된 주행을 보장했다.
쏘렌토 PHEV 모델은 SX,SX-P라인이 출시됐고 소비자 가격은 4만8천 달러 정도다. 6천 587달러의 연방정부 세금 공제가 가능하고 캘리포니아주 카풀 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정부 혜택이 운전자에게 부여된다. 6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쏘렌토 PHEV는 기아가 추진하는 Plan S 전략의 핵심 모델이다. 신규 플랫폼에 친환경 파워트레인 그리고 최첨단 사양 탑재로 대형 SUV와 비교해도 뛰어난 상품성을 지녔다. 쏘렌토 PHEV는 글로벌 SUV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기 위한 질주를 이미 시작했다.
글/사진=자동차 시승 전문가 디렉터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