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면서 듣는 음악이 연비에 영향을 미친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에 따라 운전자의 성향과 습관이 바뀔 수 있다고 하니 그저 허투루 볼 것은 아니다. 미국 국립생물공학연구센터(NCBI)에서는 운전 중 듣는 음악이 운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 전문지 <오토익스프레스>는 보다 구체적인 포커스 그룹 연구를 진행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들은 잘 짜인 자동차 경주 트랙에서 음악에 따른 운전 습관을 살펴봤다. 음악 없이 정해진 코스를 돈 참가자는 다음 주행에는 헤비메탈을 들으며 운전을 했다. 귀를 째는 듯한 음악을 들은 운전자의 기록은 오히려 더 느렸으며 엔진을 거칠게 다룬 흔적도 엿보였다. 즉 이 같은 음악이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거친 운전으로 엔진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컨퓨즈드닷컴> 조사에서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연구는 8명이 각각 800km를 주행하면서 주행거리의 절반은 음악 없이, 나머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했다. 이 중에서 헤비메탈을 들은 운전자의 속도는 매우 빨랐고, 힙합을 들은 운전자의 경우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빠르고 신나는 음악이 아닌 클래식과 같은 조용한 음악을 들은 경우는 어떨까? 운전을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산만한 운전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운전 성향과 관련 전문가들은 헤비메탈과 같이 빠른 음악을 듣는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고 가속 페달을 더 밟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하며, 이는 곧 연비 운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운전 중 음악을 듣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사이언스 데일리>는 음악이 운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네델란드 그로닝겐 대학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운전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음악이 운전에 집중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부분이 언급되기도 했다.
음악이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자료와 조사들이 있지만, 실제 운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물론 특정 음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헤비메탈 마니아의 경우 메탈의 금속성 음악을 들을 때 안정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클래식을 들어야 마음이 차분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라우드와이어> 매거진 역시 이 같은 음악에 따른 운전 성향에 대한 글을 썼다. 이들은 장르도 중요하지만, 볼륨 크기에 따른 운전 성향을 언급했다. 운전자의 경험과 환경에 어울리는 장르 선택과 적절한 볼륨. 어쩌면 고유가 시대를 위한 연비 운전의 첫걸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