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자동차는 모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컨버터블은 지갑이 두둑하다고 해서 덜컥 살 수 있는 자동차도 아니다. 이유는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 컨버터블은 루프를 지칭하는 ‘톱(TOP)’의 재질에 따라 소프트톱, 하드톱으로 나뉜다.
소프트톱은 비닐 또는 직물로 구성된 것을 말한다. 하드톱은 이름에서 보듯 철판 등을 사용해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소프트톱이다. 새차 일 때 진한 컬러와 향을 지닌 직물 섬유는 시간이 갈수록 굳어지고 갈라지며 변색되기 때문. 특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소프트톱은 차 외관을 해치며 가치를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많은 컨버터블 모델이 소프트톱을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무게 배분과 제작비 때문. 일반적으로 컨버터블은 지붕을 접어 트렁크 윗 공간에 수납하게 되는데, 이때 직물 재질이 아닌 철판일 경우 차량 뒤로 쏠리는 하중 때문에 자칫 무게 배분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하드톱은 여러개 조각으로 나뉘어 접어야 하기 때문에 직물 재질의 톱보다 제작비도 비싸질 수 밖에 없다.
당신이 만약 소프트톱 컨버터블을 손에 넣었다면 차키를 쥐는 순간 톱을 보호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들이 무척 많아진다.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출시된 모델일 경우 소프트톱 수명을 대략 10년 정도로 본다. 그러나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를 한다면 수명이 더 짧아질 수 있다.
소프트톱을 상하게 하는 주적은 바로 자외선이다. 물론 출시 당시 톱에 좌외선을 막기 위한 코팅 등이 입혀 나오기도 하지만, 뜨거운 태양 아래 자주 노출되면 톱에 무리가 가기 시작한다. 특히 남가주는 여름철 좌외선 지수가 무척 높아 자동차를 실내 주차장에 두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톱에 따로 커버를 씌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차를 할 때에도 소프트톱 모델은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자동세차는 톱을 상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기에 반드시 손세차를 하도록 한다. 자동세차 기계는 고압으로 물을 분사하기 때문에 톱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또한 걸레 등에 이물질이 있거나 하는 경우에 자칫 톱에 상처를 낼 수 있으며, 직물에 보폴이 일어나는 등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손세차를 할 때에도 명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톱 부분은 일반 화학 세정제를 사용하면 변색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전용 세정제를 이용해 정해진 순서대로 이물질을 닦아 내야 한다. 이 때 부드러운 구두솔 또는 스펀지 등을 사용해 오염된 부분을 닦는 것도 좋다. 스프트톱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 톱을 닦은 후에는 반드시 그늘 밑에서 자연 건조를 해야 한다.
세차 후 톱이 젖은 상태에서는 가급적 열고 닫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자칫 톱 프레임에 자국이 남게 되거나 연결 부위 안으로 물이 들어가 녹이 생길 수 있기 때문. 한편 요즘 나오는 컨버터블은 시속 약 30마일 정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그래도 톱의 작동은 가능하면 차량을 멈춤 후 하는 것이 좋다. 운행 중 예기치 못한 외부 충격 또는 바람 등이 인해 톱을 작동하는 매커니즘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자.
만약 중고차로 구매한 컨터버블의 소프트톱이 이미 변색이 되어 있거나 굳어져 갈라질 조짐을 보인다면 톱 리페어 키트 등을 구매해 오너가 직접 손을 써볼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 중인 소프트톱 리페어 키트는 전용 클리너, 코팅제로 구성되어 있고 톱 염색을 위한 제품도 있다. 오염 정도가 약하면 톱 염색제를 이용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컨버터블 중 소프트톱 모델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다. 그러나 관리와 배려, 관심을 더한다면 당신은 컨버터블이 주는 최고의 기쁨을 만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