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느낌을 주는 외관, 오프로드에서의 탁월한 성능.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SUV가 미국 시장을 찾는다. 영국의 화학 대기업 이노스(INEOS)의 자동차 부문에서 만든 그레나디에(Grenadier)는 포드 브롱코, 랜드로버 디펜더 등과 직접 경쟁하는 포지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레나디에는 구형 랜드로버 디펜더를 베이스로 박스 디자인과 오프로드 성능이 눈길을 끌며, 올 여름부터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본래 유럽 시장을 겨냥했지만 최근 이노스는 미국 내 딜러망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노스의 미국 진출은 브랜드의 중요 전략 중 하나라고 여긴다. 특히 이노스가 지난 여름 재규어 랜드로버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 마케팅 임원 등을 고용해 판매 부문에 힘을 더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노스는 최근 스타트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델 중심의 직접 판매 전략보다는 기존 대리점 위주 판매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는 최근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에서 약 5천대가량 예약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이 예약을 판매로 전환하기 위해 대리점 가입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노스측은 2023년 그레나디에 출시 전 미국 판매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트림을 단순화시키기 위해 3.0리터 터보차저 6기통 엔진 모델만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격이다. 랜드로버 디펜더와 비슷하거나 혹은 브롱코 최상위 트림과 차이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그 이상이라면 미국 내 판매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 비공식 루머에 따르면 미국 시장을 위한 그레나디에 시작가는 약 7만 달러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형 디펜더의 향수와 최신 편의성 등이 더해진 이노스 그레나디에. 이런 부문의 SUV를 좋아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본격 판매가 예상되는 내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