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맞춤 자동차를 소량으로 만들어내는 제작자를 ‘코치 빌더(Coach builder)’라고 부른다. 이 말의 뜻은 본래 엔진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말이 끄는 마차를 주문 제작하는 장인을 뜻했다. 자동차가 대량생산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들 코치빌더의 설 자리는 점점 사라졌지만, 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소수 구매자를 위한 새로운 코치 빌더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모델이 다양하지 못한 전기차 분야에서 이들의 활약은 큰 기대를 모은다.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리무진 제작 전문 업체인 레메츠카(Remetzcar)는 테슬라 모델 S를 기반으로 만든 슈팅 브레이크 모델을 공개하고 2019 제네바 오토쇼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난다. ‘슈팅 브레이크’란 영국 귀족들이 사냥을 나갈 때 이런저런 장비들을 싣고 다니도록 만든 것을 뜻한다. 상류사회의 문화와 공간을 담은 이 표현은 현재 왜건형 고성능 자동차를 뜻하는 말로 주로 사용한다. 특별히 메르세데스-벤츠가 왜건형 모델에 이 표현을 붙인다.
이 차는 한 네덜란드 자동차 수집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디자인은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네덜란드 디자인펌인 ‘닐스 반 로이 디자인(Niels van Roij Design)’에서 스타일을 담당했고 레메츠카가 이를 구체화 시켰다. 앞모습만 봐서는 일반 테슬라 모델S와 같지만 옆모습을 보면 확연히 다른 부분을 느낄 수 있다. 오리지널 모델 S는 패스트백 스타일로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의 흐름이 빠르다. 여기에 해치로 열리는 트렁크는 여러 변형 모델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닐스 반 로이가 그린 모델 S 슈팅 브레이크는 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루프에서 해치로 이어지는 선이 수평선을 이루고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진 크롬 장식을 통해 달리는 느낌을 강조했다. 이 부분 때문에 모델 S 슈팅 브레이크는 보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게 됐다. 여기에 새로운 테일 게이트를 만들고 리어 스포일러를 더했다. 알루미늄 휠 디자인은 테슬라 오리지널을 갖췄다. 또한 차량 제공자가 원했던 그린 매탈릭으로 보디를 칠했다. 덕분에 이 차는 오직 독특한 컬러를 지닌 테슬라가 됐다. 여기에 테슬라 고유의 엠블럼 대신 회사의 이니셜을 새긴 새로운 엠블럼을 달았다.
지난해 모델 S 슈팅 브레이크가 공개될 당시에는 극히 소량의 생산을 기대했었다. 회사는 약 20여 대의 모델S 슈팅 브레이크 모델을 만들 예정. 아직 구체적인 생산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2019 제네바 오토쇼 공개 이후 본격적인 주문 생산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테슬라에서는 모델 S의 부분변경 모델의 뉴스가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양산 브랜드에서 쿠페나 왜건과 같은 가지치기 모델의 등장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테슬라 모델 S의 퍼포먼스와 효율을 그대로 살리면서 왜건을 실용성을 더한 레메츠카 슈팅 브레이크. 고성능 왜건 시간에도 테슬라의 바람이 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