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새로운 디자인의 미라이를 선보인다. 미라이는 토요타를 대표하는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로 지난 2014 LA오토쇼를 통해 미국 시장 데뷔 무대를 치렀다. 이후 2015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로 접어든 미라이는 일반인도 살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의 대표 격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여기서 수소연료전지차라는 표현이 아직 낯설 수도 있겠다.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순수 전기차와의 혼동도 있을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수소연료전지차와 순수 전기차 모두 전기의 힘으로 모터를 돌려 차를 움직인다.
그러나 전기를 어떻게 공급받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차량 내 압축 수소탱크에 충전된 수소를 이용,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만든 후 배터리에 공급한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전기가 만들어지면 남는 것은 물이다. 반면 전기차는 외부 전력 공급원으로부터 전기를 받아 배터리에 보관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두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초대 미라이는 시장을 개척했다는 선구자적인 역할은 인정받을 수 있지만 상품성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구매 오너들은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를 구매 전 따져보는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하지만 자동차 자체의 상품성인 디자인과 편의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1세대 미라이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나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도 특별히 튀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높은 벨트라인과 과격한 범퍼 디자인 등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느낌이다.
이 시장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은 현대 넥쏘를 통해 증명됐다. 현대가 야심 차게 준비한 넥쏘 수소연료전지차는 소비자들에게 낯익은 콤팩트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배기구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 크로스오버와 큰 이질감도 없다. 오히려 심플하면서도 앞 뒤 램프가 가진 우아한 디테일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로 인해 넥쏘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판매 1,948대를 기록하면서 미라이(1,549대)를 앞섰다.
2세대 미라이 콘셉트는 엠블럼을 가리면 마치 렉서스의 고급 신형 세단을 보는 것 같다. 1세대가 가진 SF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콘셉트카 느낌은 사라졌다. 4도어 쿠페 디자인을 보는 듯한 날렵한 사이드뷰도 눈길을 끈다. 2세대 미라이는 1세대보다 약 30% 늘어난 주행가능거리를 가진다. 1세대 미라이는 312마일을 달릴 수 있다. 수치상으로 나온다면 현대 넥쏘보다 더 많이 달릴 수 있다.
2세대 미라이는 인테리어에서도 콘셉트카 느낌보다는 렉서스와 아발론 세단을 보는 듯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저중심 설계는 운전자에게 더욱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겉으로 볼 때 2세대 미라이는 일반 내연기관 세단이라고 해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토요타는 2019 도쿄 오토쇼를 통해 2세대 미라이 콘셉트를 공개한다. 아직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이후 양산 모델의 등장을 예상한다. 수소연료전지차의 선구자를 자청한 토요타 미라이. 후발 브랜드에 뺏긴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