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미래 하이퍼카들의 경주를 그린 애니메이션 <신세기 사이버 포뮬러>를 기억하는가? 당시 애니메이션에는 F1 경주차를 닮은 모습의 미래의 하이퍼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속 하이퍼카가 마치 그대로 현실로 나온 듯한 자동차가 등장했다.
수퍼카 브랜드 부가티는 최근 트랙 전용 하이퍼카 볼리드(Bolide)를 공개했다. 볼리드는 8.0리터 W16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1천825마력, 최대토크는 1천364파운드-피트를 발휘한다. 자동차 무게가 2천734파운드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파워가 아닐 수 없다.
볼리드는 부가티의 아이덴티티인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유지한 채 프런트, 사이드, 그리고 리어 모두 트랙 주행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췄다. 마치 SF 영화 속 자동차를 연상케 하며 한편으론 르망 프로토타입 1에 출전하는 레이싱카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엄청난 파워를 바탕으로 시속 0부터 100km가속을 2.17초에 끝내며, 시속 200km까지는 4.36초에 끝내는 성능을 보인다. 다만 이 수치는 볼리드가 직접 서킷을 달려본 것이 아닌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이며 독일의 가장 험난한 트랙인 뉘르부르크링 시뮬레이션 결과로는 5분 23.1초 기록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리어는 오직 레이싱을 위한 장비만을 갖췄다. 카본 파이버와 블루 알칸타라 소재 실내 마감 장식이 돋보이며 대시보드 중앙에 여러 버튼을 모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F1 레이싱카 스타일 스티어링 휠과 기능적인 디지털 계기판 등을 통해 트랙 전용 모델의 이미지를 한층 살려냈다.
부가티 볼리드는 제조사가 하이퍼카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지 약 반년이 지난 시점에 렌더링이 공개됐다. 물론 볼리드의 가격이나 생산과 관련 디테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랙 전용 부가티의 새로운 하이퍼카가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이보와 같이 마치 애니메이션 사이버 포뮬러에서 보던 장면들을 실제 트랙에서 보여줄 것이란 기대에는 큰 힘이 실리는 것 같다. 가까운 미래, 새로운 하이퍼카들이 펼칠 레이스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