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약 20년만에 8시리즈를 부활시켰다. 1세대 8시리즈는 지난 198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토쇼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쿠페 디자인에 V12 엔진과 6단 수동기어를 통해 퍼포먼스 위주의 세팅을 거쳤다. 여기에 BMW 최초로 리어 서스펜션에 멀티링크 타입을 적용하기도 했다. 1세대 8시리즈는 1999년 단종 전까지 많은 마니아들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8시리즈의 인기는 여전하다. 그러나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8시리즈의 기억은 점점 사라져갔고 팝업 램프가 인상적인 고급 쿠페 정도로 기억된다.
최근 고급차 브랜드마다 하이엔드 쿠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벤츠 S 클래스 쿠페, 렉서스 LC 등의 모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성능 브랜드 BMW에게 이 시장은 판매와 더불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데 영향을 주는 부분들이 많다. BMW는 이들의 대항마로 8시리즈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5월 컨셉트 8 시리즈라는 모델을 공개했고 북미 시장에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BMW는 양산형 8시리즈 쿠페를 공개했다. 정식 명칭은 ‘M850i xDrive’, 예상대로 M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2세대 8시리즈는 외관 디자인에서 1세대와 겹치는 부분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낮고 긴 노즈와 넓은 폭, 마치 패스트백을 보는 듯 루프를 타고 내려온 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리어뷰가 인상적이다. 프런트는 고유의 키드니 그릴을 중심으로 샤프한 헤드램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BMW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을 통해 완성한 레이저 라이트 기술을 바탕으로 8시리즈를 위한 보다 얇은 헤드램프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리어 램프에도 무척 날카로운 LED 라이팅 디자인이 적용되어 세련미를 더했다.
인테리어는 성능과 기술, 그리고 고급성이 적절하게 섞였다. M이라는 이름에서 보듯 시트, 스티어링 휠, 페달 등을 다이내믹한 운전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센터 콘솔에는 10.2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달았고 BMW i드라이브를 통해 화면에 표시된 기능을 제어 할 수 있다. 12.3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네비게이션과 연동되어 실시간 운전 경로는 물론 다양한 차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여기에 16개의 스피커를 갖춘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기본으로 달려나오며 바우어앤윌킨스 다이아몬드 사운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BMW 디지털 키는 보는 즐거움과 함께 엔진 시동, 도어 개폐 기능 등을 담고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신형 8시리즈에는 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에 8단 자동기어가 맞물린다. 구동방식은 항시사륜구동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시속 0부터 60마일 가속에 단 3.6초가 걸리며, 최고속도는 155마일에 이른다. 여기에 M 스포츠 서스펜션과 M이 자랑하는 능동적 롤 억제 장치와 리어 휠 스티어 시스템도 달려나온다. 최상급 쿠페 모델답게 안전장치도 빈틈없이 갖췄다. 전방 충돌 방지, 보행자 감지 경고 및 긴급 제동 장치 등이 기본으로 장착되고, 옵션으로 스톱앤고 기능을 갖춘 적응형 쿠르즈 콘트롤과 교통 신호 감지,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장치도 고를 수 있다. 여기에 신형 X5 등에 선보였던 전진 경로를 인식해 자동으로 후진을 하는 기능과 함께 360도 어라운드 뷰 카메라도 기본으로 달려나온다.
럭셔리 쿠페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BMW. 8이라는 숫자는 경쟁자들을 상대로 어떤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까? 판매 가격과 정확한 옵션 등은 본격 판매가 이뤄지는 올해 하반기 시즌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