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기아자동차는 성능과 편의성 그리고 디자인으로 주목받는다. 그중에서 스팅어 GT와 이번에 새로 출시한 2021 K5는 미국 시장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꾼 모델을 칭하는 ‘게임 체인저’라는 별명이 통할 정도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이 그 중심을 이끌고 있다.
디자인의 테마의 핵심을 일컫는 ‘디자인 키(KEY)’를 따져보면 이들 모델은 ‘패스트백(FAST BACK)’이라는 외관 디자인 주제를 택했다. 패스트백은 자동차를 옆에서 볼 때 전면부에서 이어지는 선이 지붕을 지나 트렁크 끝을 향해 빠르게 내려가는 디자인을 말한다.
이 때문에 패스트백 디자인은 성능을 중시하는 쿠페나 스포츠카에서 주로 사용하는 테마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미국에서는 높은 엔진 배기량을 자랑하는 머슬카 브랜드에서 패스트백 디자인을 사용해 일반 모델과 차별을 뒀다. 지금도 포드 머스탱은 패스트백 디자인을 대표하는 스포츠 쿠페로 인기가 높다.
따라서 희소성을 지닌 브랜드가 아닌 대중적인 모델에서 패스트백 스타일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매끄러운 선과 날렵한 흐름은 보기에는 좋지만, 머리 공간이나 기타 실내 활용도 면에서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은 2도어 쿠페에 많이 적용한다.
그런데도 기아차는 4도어 주력 모델에 과감히 이 패스트백 디자인을 사용했다. 기아 스팅어 GT는 넓은 보디와 날렵한 프런트 디자인에 이어 전면부 흐름이 빠르게 뒤로 넘어가는 전형적인 패스트백 흐름을 택했다. 특히 중장거리 로드트립에 어울리는 디자인과 성능을 지닌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GT) 콘셉트를 통해 패스트백 디자인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팅어는 트렁크가 뒷유리창과 함께 열리는 형태를 통해 공간 활용성도 크게 높이고 머리 위 공간도 크게 손해 보지 않았다.
기아차의 신형 중형차 K5의 경우도 일반적인 중형 세단이 가진 디자인을 벗어나 스포츠 쿠페가 사용하는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했다. K5는 입체적 느낌을 주는 전면부에서 시작된 선이 루프를 지나 트렁크 쪽으로 급하게 내려오는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4도어 쿠페와 같은 느낌을 주며 이 부분을 통해 경쟁 모델과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차별을 둔다.
패스트백 디자인은 세계 자동차 디자인 흐름에서 퍼포먼스와 강한 개성을 추구하는 모델이 주로 사용해왔다. 머슬카와 4도어 쿠페에서 익숙한 패스트백은 멋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팅어 GT, K5와 같은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낸 기아자동차. 신모델을 접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