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주목하고 있는 항공택시 제조사 ‘아처(Archer Aviation)’에서 개발 중인 Evtol 항공기의 보다 구체적인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아처로부터 100% 전기항공택시 약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는 약 1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이며 5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을 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를 통해 차세대 ‘항공택시’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공개된 아처의 프로토타입 항공택시는 100% 전기를 동력으로 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형태를 지녔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항공기와 달리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고 도심에서도 헬리포트를 갖춘 건물 옥상이나 지정 포인트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 기체는 40피트 날개폭을 따라 총 12개의 로터가 있다. 아처 측은 기존 헬리콥터보다 약 100배 더 조용하며 2천 피트에서 정속 주행 시 약 45db(데시벨)의 소음 정도를 낼 것으로 밝혔다.
전기로 움직이는 이 기체는 약 60마일 정도의 순항 거리를 가진다. 출퇴근 시간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산호세까지 약 17분 만에 도착할 수 있고, 복잡한 뉴욕 맨해튼에서 JFK 공항까지 7분이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또한 재충전 시간을 단축하고 배터리 효율적 운영을 통해 하루 최대 40회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조사는 완전 무인 항공택시를 목표로 하지만 우선은 조종사와 4명의 승객을 위한 공간을 갖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처는 올해 4분기에 1차 시범 비행을 완료하고 2022년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아처의 항공택시를 통해 이르면 오는 2024년 LA와 마이애미에서 첫 상업용 항공택시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빠르게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항공택시 시장.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심 내 소음 문제, 기존 교통과의 연계, 항공택시를 위한 허브 터미널과 같은 인프라 구축 없이는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현재도 기존 헬리콥터를 이용한 항공택시 시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가격과 이용 편의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기로 비행한다는 것과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 등이 더해져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곧 로스앤젤레스에서 항공택시를 편하게 사용하는 때가 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