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남가주 지역 대형 산불로 인해 호흡기 질환과 같은 건강의 적신호가 켜진 이들이 많다고 한다. 산불로 인한 재가 대기 중으로 올라가 이것이 바람을 타고 도심과 거주지로 이동하면서 이 같은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다. 폐 전문의들은 연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곧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되도록 외부 출입을 자제하기를 권한다.
그런데 이 같은 심각한 대기오염 상황에서는 자동차의 건강도 장담할 수 없다. 자동차에 달린 엔진은 외부 공기를 흡입해 연소시킴으로써 동력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외부 공기가 심하게 오염된 상태이거나 공기 중 이물질이 상당히 많다면 자동차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에는 공기 중 오염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에어필터가 흡기 장치에 달려있다. 평소와 같은 대기 질이라면 교환 주기에 맞춰 점검하면 된다. 그러나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이 심할 때에는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에어필터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방법은 보닛을 열고 에어필터 덮개를 벗긴 후 세차장 등에 있는 압축공기를 이용해 필터에 붙은 이물질을 불어내면 효과적이다. 압축공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진공청소기 등을 사용해도 좋다. 다만 이때는 청소기로 인해 필터가 손상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에어필터 관리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가 심하게 발생할 때는 에어컨과 히터를 조절하는 공조 장치의 작동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부 공기 오염이 심할 때는 공기 순환 모드를 외기(외부 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오는)보다는 내기(차 안에서 공기가 도는) 순환 모드로 둘 것을 권한다. 만약 대기 중 이물질이 많을 때 외기 순환 모드로 달리다 보면 에어필터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산불로 인한 재가 공기 중에 가득할 때는 자동차 외장 손상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재로 인해 먼지가 쌓이게 되면 손으로 쓸어내거나 천 등을 이용해 닦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쓸어내는 과정에서 재 안에 포함된 이물질이 차량 외장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크레치를 낼 수 있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광택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외장에 재가 많이 쌓여있을 때는 반드시 물로 이것을 닦아내거나 손 세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산불이 심한 지역 인근에 거주할 경우에는 자동차를 세워둘 때 커버를 씌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전을 하면서 재를 닦아내기 위해 와이퍼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때 워셔액이 부족하거나 오염되어 있을 때는 와이퍼 고무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산불이 자주 나는 시즌에는 자동차 점검 시 워셔액은 충분한지, 교환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오염이 됐는지 등을 꼭 살펴보는 것이 좋다.
남가주의 겨울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형 산불에 이어 또 다른 산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자동차 공기 흡입과 관련된 장치를 점검하고, 공기 중 이물질로 인한 피해를 줄일 방법들을 알고 있다면 자동차는 물론, 나의 건강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