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시간의 낭만, LA에서 시애틀로 떠나는 열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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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여행의 백미로 로드트립을 말하지만, 가끔은 차가 아닌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도 남다른 의미와 매력이 있다. 미국에서는 장거리 기차 여행을 ‘AMTRAK(National Railroad Passenger Corporation, 이하 암트랙)’ 노선을 통해 이용한다. 특히 암트랙의 여러 구간 중 미 서부 해안의 3개 주를 통과하는 암트랙 코스트 스타라이트(Coast Starlight) 노선은 미국 여행 버킷리스트에 들어가도 손색없을 정도로 구간마다 멋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암트랙 코스트 스타라이트의 노선

코스트 스타라이트는 캘리포니아주, 오레곤주, 워싱턴주를 달린다. 이들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로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시애틀이 있다. 로스앤젤레스를 기준으로 시애틀까지는 약 33시간이 걸린다. 거의 하루 반나절을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기에 출발에 앞서 간단한 세면도구나 책, 영화 등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며 좋다.

코스트 스타라이트를 탈 수 있는 LA 유니온스테이션

코스트 스타라이트는 일반석인 코치, 조금 더 안락함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그리고 침대가 있는 슬리핑카 객실을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와 슬립핑카 승객은 출발 전 ‘메트로폴리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 서비스는 로스앤젤레스와 포틀랜드 유니온 스테이션에서만 누릴 수 있다. 열차에는 식당은 물론 경치를 즐기며 간단한 음료와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Sightseer Lounge’도 있다. 식당은 시간제로 운영이 되며 좌석이 많지 않기에 예약을 해야 한다. 침대칸을 이용하는 승객은 비용에 식사가 포함되어 있고, 비즈니스 클래스는 $6 상당의 식사 쿠폰을 준다. 일반석 승객은 식사 후 모든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남부 캘리포니아 구간에서는 벤추라와 산타바바라를 지날 때 바다를 볼 수 있다

코스트 스타라이트는 사실 이름에 어울리는 해안선이라는 풍경을 그리 오래 보지는 못한다. 사실 이 부분이 노선에 가진 단점 중 하나다.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로스앤젤레스를 출발 벤추라부터 산타바바라를 지나 롬폭 구간을 지날 때 가장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내륙으로 달려가기에 넓은 평야와 같은 풍경이 주를 이룬다. 물론 바다를 많이 보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레곤주 캐스케이드 산맥 부근을 지날 때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보기 힘든 푸른 자연이 반기고, 특히 겨울 시즌이라면 차창 밖으로 눈을 볼 수 있는 행운도 잡을 수 있다.

오레곤주를 지나 워싱턴주로 들어가는 구간은 왠지 모를 유럽의 어느 한 시골 동네를 지나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한다. 그리고 열차는 다시 해안선에 가깝게 달려간다. 다만 이때 보이는 바다는 캘리포니아와는 조금 다르다. 적막하고 운치 있는 낭만을 좋아한다면 이쪽 바다가 훨씬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열차는 주요 정차역에서 쉬는 시간을 포함, 객실 열차를 끄는 동력 열차의 분리와 결합 등으로 인해 33시간에서 많게는 40시간이 넘게 운행하기도 한다.

경치를 볼 수 있는 칸으로 자릴 옮기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Photo=Michael Jiroch youtube

가격은 일반 코치석은 120달러 선, 비즈니스는 180달러 선, 침대칸은 침대 모양과 크기에 따라 600달러 정도를 기준으로 많게는 1200달러까지 올라간다. 가격은 시즌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암트랙 웹사이트(www.amtrak.com)를 통해 여행 날짜에 정확한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장거리 기차여행의 낭만이 있다.

만약 비행기로 시애틀을 간다면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하루 반나절 이상을 기차를 타고 시애틀로 간다는 것은 무척 비효율적일 수 있다. 그래서 기차를 선택했다면 돌아오는 교통편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반대로 비행기를 먼저 타고 기차로 되돌아오는 것도 좋다. 미국 장거리 기차 여행은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돌아오는 연말 시즌에 미국 여행을 생각한다면, LA에서 시애틀로 가는 코스트 스타라이트 열차에 몸을 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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