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둘째 날이 밝았다. 우리의 두 번째 목적지는 모하비 국립 보호구역이었다. 모하비 사막은 캘리포니아 주, 네바다 주, 유타 주, 애리조나 주에 걸쳐있는 고지대 사막으로 아프리카 토착민인 모하비 족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모하비 사막의 켈소 듄스를 향해 가는 길에 미국 66번 도로의 사인이 있는 곳이 있었다. 66번 도로는 미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첫 번째 도로이다. 아마 미국 여행을 조금 해봤다면 66번 도로로 만들어진 기념품들을 파는 것을 봤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왜 특정 숫자로 된 기념품을 많이 파는 건가 했었는데 다 의미가 있는 기념품이었다.
우리는 켈소 듄스(Kelso Dunes)라고 불리우는 캘리포니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모래언덕으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켈소 듄스는 일출, 일몰로 유명한 스팟이라고 한다.
신발을 신은 채로 모래 위를 걷는 것이 꽤나 힘들었던 8명의 청춘들은 용감하게 신발을 벗고 모래 언덕을 걸었고, 뜨거운 햇빛에 데워진 모래로 인해서 발가락에 생각치도 못한 물집이라는 상처를 얻었다. 무려 3명이나! 게다가 정말 너무 더워서 우리들은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모두들 물을 마시는 속도가 엄청 빨라 끝까지 올라가기 전에 물을 다 마실 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켈소 듄스를 오를 때는 충분히 물을 많이 가지고 올라갈 것을 당부한다. 또한 신발을 벗어두고 모래 위를 걸을 생각이라면 양말은 필수이다.
너무 뜨거운 날씨에 켈소 듄스를 뒤로하고, 우리들은 마지막 목적지인 데스 밸리를 향해 달렸다.
데스 밸리를 향해 달리는 길에 차가 정말 없는 편이었고, 우리들은 정말 막힘 없이 잘 달렸다. 지프차는 오프로드용 차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이상으로 승차감이 좋았다. 차체와 넥센타이어가 주는 견고함에 어떠한 도로를 달려도 거뜬할 것 같은 든든했달까. 또 평소에 우리가 타고 다니는 차들과 달리 바퀴도 크고, 차가 높은 편이라 속도를 높여 달릴 때는 더 재미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차 트렁크에 짐을 많이 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급커브를 돌 때 밀린다는 느낌도 없었다.
데스 밸리 국립공원도 마찬가지로 캠핑 사이트가 많다. 데스 밸리 캠핑장은 확실히 예약제였기에 자리를 받아 두었고, 우리는 진정한 캠핑을 체험했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뭔가 캠핑을 평소에 잘 해볼 일이 없었다. 중학생 때, 야영 이후로 텐트를 치고 침낭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사막기후라서 새벽에 추우면 어쩌나 걱정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오랜만의 야외취침에 설레기도 했다. 게다가 청춘 로드트립의 마지막 날 밤에 다 같이 먹는 삼겹삽 바비큐는 최고였다. 가볍게 한 잔씩 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이 끝 없이 피어나는 밤이었다. 하늘이 진짜 우리를 도운 걸까? 새벽이 되어도 잠이 깰만큼 춥지도 않았고, 모두들 탈 없이 무사히 잘 자고 일어났다.
로드트립의 마지막 날, 데스 밸리 국립공원 구경을 나섰다.
데스밸리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