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리 전문가들은 비가 그친 후 반드시 이른 시간 안에 물세차를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 일반적인 생각으로 비를 흠뻑 맞은 자동차는 깨끗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공짜로 세차도 하네’라고 위안을 삼기도 한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동안 그 안에는 공기 중 여러 오염물질이 함께 섞여 내리기도 한다. 흔히 산성비라고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예. 아무리 맑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고 해도 내리는 비 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때문에 이 같은 비를 흠뻑 맞은 자동차의 도장면에는 각종 공해 물질이 달라붙을 수 있다. 따라서 비가 그치면 반드시 이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직접 손으로 내 차를 닦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미 비를 맞았으니 그냥 물만 뿌리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오히려 얼룩이 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 전용 샴푸를 이용해 차량 구석구석 비를 맞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닦아내고 손이 잘 닿지 않는 범퍼 또는 타이어 휠 하우스 안쪽의 경우는 고압 물 호수를 이용해 이물질을 씻어낸다. 이렇게 깨끗하게 닦아낸 다음엔 가능하면 왁스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다음번 비가 내릴 때 오염물질이 차체에 달라붙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 도장면 보호에 도움이 된다.
만약 비가 내리고 난 후 세차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최악의 경우 자동차 표면에 하얗게 얼룩이 지는 워터스팟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비와 함께 내려 도장면에 남게 된 이 같은 잔여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스크레치나 흠집 안으로 파고들면서 부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워터스팟이 생겼을 때 곧바로 조치하지 않으면 일반 세차로 닦아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흔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오래된 자동차들을 보면 유난히 녹슨 얼룩이 많은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가 약 3일 이상 내린 후라면 실내 세차도 중요하다. 특히 이때는 후드를 열고 엔진룸 안쪽 보이지 않는 곳에 고여있는 물기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실내의 경우 사람이 타고 내릴 때 들어온 물기가 바닥 매트 또는 도어 틈새로 들어가 고이게 되고, 히터 등을 장시간 이용해 고온 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자칫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도 크다. 특히 가죽이 아닌 직물 시트를 달고 있는 자동차라면 날이 갠 후 곰팡이 제거 제품을 뿌리고 햇볕에서 차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비와 관련된 자동차 세차에는 중요한 타이밍이 있다. 비교적 비가 드물게 오는 남가주 지역은 올해 초까지 크고 적은 비가 몇 차례 더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자동차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비가 오기 전 왁스 세차로 도장면을 보호하고, 비가 멈추고 나면 항상 깨끗하게 닦아내는 습관을 길러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