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캠핑 마니아들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바로 폭스바겐이 만든 캠핑카인 캘리포니아를 사는 것이다. 이름은 캘리포니아지만 이 차는 미국에서 살 수 없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단지 캠핑카로서 장점 때문에 이 캘리포니아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폭스바겐의 마이크로버스는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히피들의 상징으로 통했다. 커다란 폭스바겐 마크를 단 앙증맞은 버스는 모하비 사막이나 말리부 바다와 너무나 궁합이 잘 맞는다. 그 마이크로버스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즐겨볼 수 있는 모델이 바로 이 캘리포니아다.
폭스바겐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한층 더 멋진 모습으로 바뀐 그랜드 캘리포니아라는 모델로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이 차는 2017년 모습을 드러낸 폭스바겐 캘리포니아 XXL 콘셉트카의 양산형 모델로 폭스바겐의 신형 크래프터라는 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랜드 캘리포니아는 길이만 20피트에 이르는 등 캠핑카로서 여러 장비를 싣기에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그랜드 캘리포니아 내부에는 화장실, 침실, 샤워와 세면대를 갖춘 욕실을 비롯해 빌트인 주방을 갖추고 있다. 바로 이 욕실 부분이 기존 캘리포니아 모델과 큰 차이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주요 장비를 빌트인으로 만들었고 하이루프를 통해 2층에 어린이용 침대를 설치할 수도 있다. 가스스토브는 2개를 갖추고 있어 요리하기가 쉽고 수납공간의 개수도 넉넉하다. 그냥 이대로 어떤 곳을 향해 떠나더라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냉장고는 70리터 용량을 갖추고 있고 넓은 다이닝 테이블은 여럿이 함께 음식을 즐기기에 좋다.
다른 무엇보다 그랜드 캘리포니아는 투톤 컬러를 통해 복고 느낌을 만들어낸다. 레드와 화이트, 실버와 그레이, 화이트와 딥오션블루 조합 등은 옛날 폭스바겐 마이크로버스의 발랄함이 느껴진다. 또한 첨단 IT 장비가 대거 도입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랜드 캘리포니아는 LTE를 기반으로 차 안에서 핫스팟을 즐길 수 있도록 해 빠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차량 내부 스피커를 블루투스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높였다.
그랜드 캘리포니아는 일단은 올해 유럽 시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모델이다.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이유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캘리포니아 캠퍼들에게 그랜드 캘리포니아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은 있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미니버스에 향수를 가진 마니아들을 위해 I.D. 버즈라는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는 전기로 달리는 새로운 미니버스다. 디자인은 보다 70년대 스타일에 가깝게 다가섰고 전기로 달리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공간 활용도 좋아 보인다. 그러나 I.D. 버즈는 2022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히피 문화를 즐기고 남과 다른 독특한 자동차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부터 3년만 참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