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를 찾아 떠나는 오버랜드(OVERLAND) 로드트립이 인기다. 정해진 코스나 루트가 아닌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서 나만의 여유와 멋을 누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때때로 길이 아닌 곳을 달려야 하기 때문에 오버랜드 로드트립에는 조금 특별한 자동차와 약간의 개조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일반 세단이나 해치백보다는 SUV가 필요하고, 그중에서도 하체가 튼튼하고 차고도 높아야 한다. 여기에 4WD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짐을 많이 실어야 하기에 넉넉한 공간도 있어야 한다. 이런 여행에 주로 선호되는 모델인 랜드로버나 짚 랭글러 등을 살펴보고 어느 정도 견적을 뽑아보면 차 값만으로도 상당히 부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개조 비용까지 더하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오버랜드용 자동차 구매의 예산을 아끼는 방법이 있다. 바로 중고 SUV를 구매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중고 SUV는 일반 SUV가 아니다. 오버랜드용 중고 SUV로 큰 인기를 끄는 랜드로버 LR3의 예를 들어보자. 랜드로버 LR3는 미국 외 국가에서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로 불린다. 신차는 2000년 초 중반 모습을 드러냈고 랜드로버에게는 마지막 프레임 바디 SUV로 알려졌다. 당시 신차는 5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10년이 넘은 지금은 1만 달러 아래로 구할 수 있는 중고차가 종종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랜드로버가 잔고장이나 비싼 부품 값 때문에 구매하기 쉬운 차는 아니다. 특히 중고차인 경우에 관리 상태에 따라 고치는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 LR3 전문가들은 랜드로버의 다른 모델에 비해 비교적 고장이 덜 할 모델 중 하나가 LR3라고 한다. 중고를 구매할 때는 가능하면 앞 뒤 디퍼렌션을 모두 잠글 수 있는 기능과 V8 엔진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초기 수리비 중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은 에어 서스펜션이며 거의 대부분 구매 후 곧바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LR3 중고차를 구매할 때는 수리비 등을 감안해 가능한 차 자체를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판매자와 가격 조율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오버랜드용 중고차는 렉서스 GX다. 모노코크 보디로 만들어지는 RX와 달리 GX 시리즈는 프레임 바디를 기반으로 튼튼한 하체와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강력한 성능으로 오버랜드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기능을 갖췄다. GX 역시 신차를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니고 있지만, 오버랜드 튜닝에서는 2003년이후 1세대 GX 470 모델을 높게 평가한다. 렉서스라는 브랜드 가치 때문에 중고차 가격은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10년이 넘어도 품질과 성능 면에서 충분한 구매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차고를 높이고 큰 사이즈의 오프로드용 타이어 등을 달면 상당히 괜찮은 험로 주행 SUV로 거듭날 수 있다. 이보다 조금 저렴한 모델을 찾고자 한다면 2003년 이후 토요타 4러너도 오버랜드 자동차로 인기다. 4러너 역시 오버랜드 튜닝을 위한 잠재력이 뛰어난 모델이며 다양한 튜닝 파츠를 갖추고 있어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꾸미기에 좋다.
오버랜드 로드트립은 아무래도 험로를 달릴 일이 많기 때문에 신차 급 외관이나 광택을 지닌 경우 다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길 우려도 크다. 그리고 조금 거칠게 다룰 필요도 있기 때문에 내실만 튼튼하다면 10년 전 SUV 모델을 튜닝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꼼꼼하게 고르지 못하면 오히려 비용이 더 늘어날 우려도 있고, 구매 전 부품 수급이나 해당 차종에 대한 오버랜드 튜닝 용품 등이 얼마나 많은 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