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금지·옥외주차 긴급리콜에도
24만5000대 수리 안 받고 운행
수리 늦어질수록 사고 위험 증가
가주내 긴급 리콜 수리를 안 받은 채 운행 중이 차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차량 이력 서비스업체 카팩스가 지난 17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행금지’ 또는 ‘옥외주차’ 등 안전 사유로 긴급 리콜 조치됐음에도 수리를 하지 않고 전국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이 250만대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리콜 불응 차 7만 대 이상을 기록한 10개 주 가운데 가주는 24만5000여 대로 1위에 올라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텍사스와 플로리다가 2, 3위, 뉴욕,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가 뒤를 이었다. 〈표 참조〉
카팩스의 파이살 하산 데이터 담당 책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주 정부와 자동차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사람이 운전하기에 위험하다고 판단되거나 화재 위험으로 옥외에 주차해야 하는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기준으로 전국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각 업체가 주행금지 또는 옥외주차 경고와 함께 긴급 리콜을 단행한 모델은 연식별로 총 201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83개 모델은 주행 중 충돌사고 또는 신체적 상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안전문제로 차량 운행금지가 권고됐으며 나머지 119개 모델은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 옥외주차 경고가 내려졌다.
주행 금지 리콜의 가장 흔한 사유는 수리되지 않은 다카타 에어백이다. NHTSA에 따르면 다카타 에어백 부품 파열과 관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만 24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4200만대 이상이 리콜된 가운데 여전히 다수의 차량이 수리가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NHTSA의 소피 슐먼 차장은 “문제가 되는 에어백 부품 연식이 벌써 20년이 됐다. 날이 거듭될수록 작은 충돌에도 파열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관계기사 3면>
주행금지 긴급 권고에 나선 5개 업체 중 한 곳인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US도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이번 기회에 다카타 에어백 리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수리 안 된 에어백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품 파열 가능성이 커져 충돌시 에어백 작동으로 인한 부상 위험이 커진다”며 조속한 수리를 촉구했다.
다수의 차량이 옥외주차 권고 리콜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현대차, 기아도 지난 3월 전기 합선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이유로 싼타크루즈(2022~23), 싼타페(개스 2019~23, 하이브리드 2021~23, 플러그인 2022~23), 카니발(2022~23) 등 57만여대를 리콜했다. 두 업체는 지난해에도 화재 위험으로 이전 리콜 차량의 추가 수리를 포함해 120만여대를 리콜한 바 있다.
컨수머리포트가 NHTSA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화재가 보고된 현대, 기아차는 3100여 대로 1명이 사망하고 103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팩스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서 안전문제로 리콜된 차량은 총 5000여만대로 거의 5대당 1대꼴이었으며 가주에서만 560만대가 리콜돼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리콜 여부는 웹사이트(nhtsa.gov/recalls)에서 차량고유넘버(VIN)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